사회

'이재용 집 방문 프로포폴 투약' 질책..원장-간호조무사 통화파일 공개

강민수 입력 2020.02.14. 17:54 수정 2020.02.1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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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상습적으로 프로포폴 주사를 맞았다는 공익신고 내용을 뒷받침하는 통화 음성파일을 뉴스타파가 입수했다. 서울 신사동 A성형외과 원장 김 모 씨와 이 병원 실장인 간호조무사 신 모 씨가 지난해 8월 26일과 27일 이틀에 걸쳐 나눈 3개의 전화통화 음성파일이다. 신 씨의 남자친구였던 김 모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을 공익신고했고, 현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가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통화 음성파일에는 A성형외과 실장인 간호조무사 신 씨가 원장인 김 씨 몰래 병원에서 지속적으로 프로포폴을 빼돌려 이재용 부회장의 자택에서 투약한 정황이 담겨있다.

음성파일에는 A성형외과 원장 김 씨가 실장인 간호조무사 신 씨에게 자신 몰래 이재용 부회장 집에 가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을 추궁하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이전까지의 일은 덮어줄 테니 더 이상 이 부회장 집에 가서 약을 놔줘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질책한다. 두 사람 다 이 부회장 자택 방문 투약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화 도중 원장 김 씨가 “감옥소에 가서 좀 쉬지”라는 말을 했을 정도다. 신 씨는 “돈이 필요해서 그랬다”고 말한다. 방문 투약에 상당한 돈이 오갔음을 짐작케 하는 내용이다.

A성형외과 원장과 간호조무사의 통화 내용은 “이재용 부회장이 개인 사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문 진료를 받았지만 불법 투약은 없었다”는 삼성전자 측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원장-간호조무사 통화녹음파일… “너 이재용 부회장 집 가서 주사놨지?”

▲뉴스타파는 A성형외과 김 모 원장과 간호조무사 신 모 씨가 지난해 8월 26일과 27일 사이에 나눈 대화내용이 들어 있는 통화녹음 파일 3개를 입수했다.

공익신고자인 김 씨가 이재용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뒤 검찰에 제출한 자료 중에는 서울 강남 소재 A성형외과 김 모 원장과 실장인 간호조무사 신 모 씨의 통화녹음파일도 들어 있다. 현재 김 원장과 신 씨는 모두 프로포폴을 치료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녹음파일은 지난해 8월 26일과 27일 녹음된 총 3개의 파일로 김 원장과 신 씨의 대화내용이 담겨 있다. 먼저 8월 26일 전화통화에서 김 원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신 씨와 언쟁을 벌였다. “왜 자꾸 이재용 부회장의 집에 가서 주사를 놔주냐”며 간호조무사 신 씨를 추궁하는 내용이다. 신 씨는 일단 부인했다.

(김 원장) 너 자꾸 이럴거야. 이재용 부회장 집에 가가지고. 주사 넣고? 어?
(신 씨) 무슨 소리하시는 거예요. 원장님
(김 원장) 무슨 소리긴 무슨 소리야. 내가 너 따라갔다가 다시 왔거든.
(신 씨) 저를 따라갔다 오셨다고요.?
(김 원장) 그래.
(신 씨) 원장님. 거짓말하지 마세요.
(김 원장) 너, 다섯박스 왜 가져갔어?
- A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간호조무사) 신OO 씨 대화(2019.8.26)

신 씨가 의혹을 부인하자 원장 김 씨는 “너를 미행하며 찍은 사진이 있다”고 재차 간호조무사 신 씨를 추궁했다.

(김 원장) 지금 내가 사진이 있거든. 내일 보여줄게. 차 갈아타는 것도, 뭐로 갈아타고. 어? 너 지금 진짜 집이야?
(신 씨) 내일 보여주세요.
- A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간호조무사) 신OO 씨 대화(2019.8.26)

다음날인 2019년 8월 27일 아침 8시 27분 통화에서 신 씨는 김 원장에게 어제 거짓말을 했다며 죄송하다고 말한다.

(김 원장) 오늘부터 잘 할 거지?
(신 씨) 네, 죄송합니다.
(김 원장) 오늘부터 잘 할거면은 뉘우치고 잘하면 되지. 앞으로 절대 그러지마.
(신 씨) 어제는 놀라서 그렇게 됐지. 거짓말하려고 한 건 아닌데.
- A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간호조무사) 신OO 씨 대화(2019.8.27)

간호조무사 신 씨는 “돈이 필요해서 그랬다”고 털어놨다.

(신 씨) 원장님이 말씀하신대로 돈이 필요해서...아빠 쓰러지시고 엄마 수술하셔야하고, 저도 힘들다고 몇번 말씀드렸는데, 집안 분위기가 좋지 않아요. - A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간호조무사) 신OO 씨 대화(2019.8.27)

김 원장 “‘이부’ 탓도 있다. ‘이부’는 내가 조질 테니까...”

원장 김 씨는 이 부회장도 시인했다며 “이전 일은 눈감아줄 테니 이 부회장의 집에 가서 약을 놔주는 것은 더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 이 부회장이 다 얘기했거든. 한 두번이 아닌 줄 알아, 지금까지. 그런 거 저런 거 다 덮을 테니까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응? 네가 나한테 미안함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나와서 열심히 일해. ‘이부’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근데 약은 안 돼. 아주 가서 하는 건 안 돼. 알았어? 어쨌든 니 탓도 있고 ‘이부’ 탓도 있으니까… ‘이부’는 내가 조질 테니까, 너는 없었던 일처럼 나와서 일해, 알았지? - A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간호조무사) 신OO 씨 대화(2019.8.27)

이 통화녹음파일에선 두 사람 모두 방문 투약 행위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도 등장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가피하게 방문진료를 받았지만 불법은 없었다”는 삼성전자 측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김 원장) 이부회장에게 엄포놨어. 어차피 이래저래 나도 힘들거든. 감옥소 가서 좀 쉬지... 의사하는 것도 지겹고, 나도 누워서 약하는 것도 그렇고... 너 그렇게 내가 믿고 의지한 대가가 겨우 이거니? - A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간호조무사) 신OO 씨 대화(2019.8.27)

두 사람의 대화에선 신 씨가 당시 병원 밖으로 가지고 나간 프로포폴 양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

(김 원장) 얼른 준비하고 출근해.
(신 씨) 잠을 못잤어요. 전화를 언제 드려야되나.
(김 원장) 약은 가져왔니?(신 씨) 약 남지 않았어요.
(김 원장) 다섯박스 다 썼어?
(신 씨) 네.
- A성형외과 원장 김OO 씨와 실장(간호조무사) 신OO 씨 대화(2019.8.27)

원장 김 씨는 또 간호조무사 신 씨에게 남자친구, 즉 이후 공익신고자가 된 김 씨를 단속하라고도 말했다.

간호조무사 신 씨 가족 “이 땅에 정의가 있어요? 웃기지 마세요.”

취재진은 통화 당사자인 원장 김 씨와 간호조무사 신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들이 수감돼 있는 구치소를 찾아가 면회를 신청했으나 이들은 만남을 거부했다. 대신 구치소에서 신 씨의 가족을 만났다. 신 씨 가족은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기자) 계속 전화 드렸던 뉴스타파 강민수 기잡니다.
(신 씨 가족) 자기가 잘못한 것은 자기가 벌 받아야죠. 우리가 당신들 상대해야 할 이유가 있나요? 이 땅에 정의가 있어요? 웃기지 마세요.“

취재진은 현재 구속 수감돼 있는 원장 김 씨 측에도 내용증명을 보내 통화녹음 파일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지만 아무런 답도 들을 수 없었다.

뉴스타파 강민수 cominso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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