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3시간 전에 겨우 병상 나와"..우한 환자 가족들 증언

박혜연 기자 2020. 2. 1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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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없는 병원은 묘지와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환자 가족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병원마다 환자가 넘쳐나 '아비규환'인 현실을 이같이 묘사했다.

황은 조부모가 지난달 20일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23일 우한이 봉쇄되고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면서 26일에야 겨우 병원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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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아파트에서 의료진이 의심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의사 없는 병원은 묘지와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환자 가족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병원마다 환자가 넘쳐나 '아비규환'인 현실을 이같이 묘사했다.

14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우한에 사는 황샤오는 어릴 적 부모를 잃은 뒤 자신을 맡아 키워준 조부모가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황은 조부모가 지난달 20일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23일 우한이 봉쇄되고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면서 26일에야 겨우 병원에 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황의 조부모는 지난달 29일 코로나19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입원하기까지는 또 3일을 기다려야 했다. 입원한 뒤에도 병원에 빈 침대가 없어 직원에게 겨우 사정한 끝에 복도에 간이 침대와 긴 의자를 놓을 수 있었다. 그동안 조부모는 계속 발열과 호흡곤란을 호소해왔다.

황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3시간 전에야 병상이 마련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할아버지의 임종을 지킨 후 웨이보에 "할아버지 편히 쉬세요. 천국에서는 고통이 없을 거예요"라고 글을 올렸다.

황은 현재 할머니도 위독한 상황이라며 "우리는 운명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그 역시 지난 7일부터 감염 증상을 보여 호텔에 격리된 상황이다.

또 다른 우한 거주자인 다춘(22)은 어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다. 다춘은 "병원에서는 어머니에게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는 진단 키트가 없다며 입원을 못 시킨다고 했다"고 BBC에 말했다.

다춘의 어머니는 병세가 악화되면서 피를 토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29일에야 겨우 입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병원에 장비가 부족해 입원한 첫날에는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다춘은 "병상이 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관찰실 안에서 미처 검사를 받거나 입원도 하기 전에 죽는 환자들을 봤다"며 "시신들은 직원들이 꽁꽁 싸맨 뒤에 가져갔다. 이들이 통계에 포함되는지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우한에서는 매일 1000~3000여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후베이성 보건당국은 14일 0시 기준 현재까지 우한에서만 112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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