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로그] '이국종 교수'도 우려..외상센터 간호사의 하루

김경호, 남형석 2020. 2. 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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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기자 ▶

[이국종/아주대학교 의대 교수] "중증외상 환자가 (일반)응급실 빠져나오는 데만 7~8시간씩 걸려요. 외상센터는 38분 걸렸다고… 저희가 뼈를 갈아 넣은 거예요."

(삶과 죽음의 최전선, 권역외상센터)

[이국종/교수] "간호사들 유산하고, 손가락이 부러지고 있으니 간호사들을 더 그만큼 늘려주면…"

[김선미/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수간호사] "어떤 간호사님들은 그러셨어요. 잠을 너무 잘 수가 없다고. 먹을 수가 없고."

(그곳에선 무슨 일이?)

"조명 뒤의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앵커로그, 오늘은 주인공을 만나러 부산에 왔습니다.

제가 온 곳은 바로 권역외상센터라는 곳입니다.

오늘 주인공이 바로 이 안에 있다고 하니까요, 제가 바로 만나러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응급상황 발생)

저희가 도착을 하자마자 응급 환자를 실은 헬기가 권역외상센터 옥상에 도착했습니다.

(응급환자 처치하느라 정신없는 주인공)

여기 응급환자를 돌보고 계셨는데 바로 또 이동을 하셔서 지금 기존의 돌보던 환자를 곧바로 돌보고 계십니다.

[김상엽/부산소방 항공구조구급대 소방교] (어떤 상황으로 오셨나요?) "금정산 고담봉 정상에서 등산하시다가 10m 높이에서 추락한 환자분이거든요."

(척추 골절된 외상 환자, 구조작업 후 권역외상센터로 이송)

(드디어 만난 주인공)

지금 잠깐 여유가 있으시다고 하니까요, 제가 얘기 한 번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다혜 -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간호사, 외상센터 6년차)

[김다혜/부산대병원 외상센터 간호사] (환자 두 명을 동시에 왔다갔다 하면서 보는 경우가 많나요?)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환자 한 분이 오면 저희 간호사 3명? 보통 3~4명에 응급의학과 교수님 2분도 계시거든요. 외상외과 교수님 보통 3분 내려오시고요. 환자들이 두세 명씩 오고 나면 물 한잔 못 먹을 정도로, 헛구역질이 날 정도로 너무 힘들어요." (트라우마가 생기는 분들도 있다고 얘기 들었는데요.) "꿈에서 하늘을 보는데, 갑자기 패러글라이딩 하는 분들 4명이서 갑자기 제 눈앞에서 다 떨어지셔서 심폐소생술 상황인 거예요. 깨서도 진짜 힘들었고."

('외상센터 의료진에 대한 트라우마센터 설치 의무화' / 1년 전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여전히 계류 중)

[김다혜/간호사] (뉴스에 나왔던 유명 사건들도 있었죠?) "해군이어서 홋줄 정비를 하다가, 환영식이었나? 그 홋줄이 터져서 가슴에 맞고 저희 쪽에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5월 청해부대 입항 환영행사 사고 / 이곳 외상센터에서 응급처치)

[김다혜/간호사] (이곳에서 치료받고 무사히 퇴원했다던데요?) "그런 얘기 들으면 정말 뿌듯하죠. '저희가 응급처치를 잘 했구나'하고 보람을 느끼는 거죠." (그런데 그 환자는 대부분 기억을 못 할 거 아니에요?) "어쩔 수 없죠. 그 상황에서 기억하는 게 더 이상한 거 아닐까요?"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외상센터 / 오후 3시에 응급환자 받고 밤까지 일하는 김 간호사)

10시가 넘은 시각입니다.

아직 할 일이 남아있다고 하시거든요?

[김다혜/간호사] "제 근무 때 있었던 일을 다음 선생님들한테 인계를 드려야 되거든요."

이곳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왜 권역외상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할까요?

(권역외상센터 설립 이후 →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 15.3% 감소)

[김선미/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수간호사] "예방가능한 사망률을 좀 낮춰보자는 거였고요. 오시는 (환자)분 대부분이 그렇게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이 아니세요. 거의 보호자들이 없으시거든요. 그 누구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 거예요."

하지만 힘든 근무환경 탓에, 이직률이 가장 높은 직업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외상센터 간호사 이직률 27.6%, 평균(12%)의 두 배 이상 / 넷 중 한 명은 관두는 직업)

[김선미/수간호사] "제가 (그만두지 말라고)잡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거예요. 환자를 보니까 잠을 잘 수가 없다든지, 먹을 수도 없다는 간호사를 '아냐. 괜찮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말할 수 없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만약 가족이 외상센터 간호사로 일한다고 하면요?) "예전에는 저희 딸이. '나 간호사 할래'하면, '안 돼. 3교대 안 되고 아무것도 안 돼. 너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 있어!'라고 했는데, 지금은 외상센터 간호사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이 바뀐 이유는?)

[김선미/수간호사] "환자가 회복해서 다시 저희한테 와서 선생님 '감사합니다'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때는 다시 열심히 더 해봐야겠구나… 왜냐하면 이런 환자는 계속 올 거니까."

앵커로그, 내 생애 첫 인터뷰입니다.

김경호,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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