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기숙사에 들어가"..대학가 中유학생 통제불능

엄기찬 기자 입력 2020. 2. 16. 06:28 수정 2020. 2. 16.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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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의 대학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개강에 맞춰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격리하는 관리대책을 세웠으나 사실상 통제 불능이다.

학생들에게 내용을 안내하고 입국 날짜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으나 입국은 물론 기숙사 격리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개강을 1~3주 연기한 도내 12개 대학은 이 기간을 이용해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격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등 관리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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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 차원 기숙사 14일 격리 강한 거부감
양해 구해도 '요지부동'..학칙 동원 반강제적 조치도
충북의 주요 대학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개강을 맞춰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격리하는 방안을 세웠으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뉴스1 DB).2020.2.16/©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의 대학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개강에 맞춰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격리하는 관리대책을 세웠으나 사실상 통제 불능이다.

학생들에게 내용을 안내하고 입국 날짜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으나 입국은 물론 기숙사 격리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16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12개 대학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 2171명 가운데 아직 중국에 있는 학생은 1613명(지난 11일 기준)으로 전체 74.3%에 달한다.

충북대가 891명 중 571명(64.2%), 청주대 617명 중 533명(86.3%),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326명 중 273명(59.1%), 세명대 133명 중 81명(60.9%) 등이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개강을 1~3주 연기한 도내 12개 대학은 이 기간을 이용해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격리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등 관리할 계획이었다.

중국인 유학생이 머물 기숙사도 적게는 한 차례 많게는 서너 차례까지 방역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 등의 개인 위생용품까지 비치했다.

일부 대학은 열화상카메라까지 설치하고 학생들 간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식사도 도시락으로 제공하기로 하고 업체와 계약 등을 준비하고 있다.

충북의 주요 대학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산 예방을 위해 개강을 맞춰 입국하는 중국인 유학생을 기숙사에 격리하는 방안을 세웠으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한 대학에 내걸린 감염 예방 안내문(뉴스1 DB).2020.2.16/© News1 안은나 기자

도내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충북대는 기숙사를 이용하는 300~400명 전원을 기숙사에 격리해 바이러스 잠복기인 14일 동안 보호할 방침이다.

자취나 하숙 등 개별적으로 생활하는 나머지 중국인 유학생도 개강을 2주 연기하면서 비게 된 일반 학생 기숙사에서 14일 동안 머물도록 할 계획이었다.

또 중국에 머무는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거나 SNS 메시지를 보내 이런 계획을 알리고 늦어도 이달 29일까지 입국할 수 있도록 안내까지 했다.

하지만 1차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권고한 입국 날짜에 맞춰 들어와 기숙사에서 생활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학생은 고작 10여명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입국 자체를 할 수 없거나 이달 29일 이후에나 입국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당수는 입국해도 기숙사에는 들어가지 않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인 유학생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자 충북대는 학생들에게 다시 한번 입국을 권고하고 기숙사 임시생활을 안내했다. 2차 전수조사로 동의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충북대 관계자는 "전수조사를 해 보니 단체생활(기숙사 격리)에 따른 감염과 입국 과정에서의 감염을 우려해 이동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학생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차 전수조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계획 자체에 어려움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해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충북대뿐 아니라 나머지 대학도 학생들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어느 대학에서는 기숙사 격리 자체를 불쾌하게 받아들이며 저항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일부 대학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와 접촉해 양해를 구하고 계획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거나 학칙으로 강제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협조적인 학생도 꽤 있지만, 상당수가 비협조적"이라며 "기숙사 자가격리에 불응하면 학칙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반강제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edam_081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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