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이상훈 빠진 삼성전자 이사회, 후임 의장은 누구?

김영민 2020. 2. 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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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의장 14일 자진 사임 의사 밝혀
박재완·김기남·권오현 등 하마평 올라
3월 주총 전 이사회 의장 후임 결정할 듯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공석인 이사회 의장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이상훈 이사회 의장이 지난 14일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 전 의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사회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임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이 의장은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2월 법정 구속됐다.


삼성 "조만간 이사회 열어 결정할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사회 내부에서 의장을 선출할지, 기존 이사회 멤버 외의 인물을 새로 이사로 선임해 의장으로 추대할지 곧 열릴 이사회를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총 안건, 의결사항 등을 정하기 위해서라도 이사회를 최대한 빨리 재정비할 계획이다. 국정농단 사태 이전인 2016년 10월만 하더라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사내 이사에 오르는 등 미국식 이사회 중심 경영에 뜻을 둬 왔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중앙포토]

삼성 안팎에선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차기 이사회 의장 1순위로 거론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상훈 의장이 법정 구속된 이후 처음 열린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박 전 장관은 의장 대행 역할을 맡기도 했다. 다만, 그는 1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회사 정관에 따라 이사진 가운데 가장 선임으로서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2016년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 전 장관은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내 거버넌스위원장·감사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직에서도 이번 달에 정년 퇴임한다.

기존 사내 이사인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사회 의장 몫으로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할 경우, 3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의 반대로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한 2018년 3월 삼성전자가 이사회에서 의결한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 분리 방침’도 변수다. 회사 정관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스스로 정한 원칙을 훼손해야 한다는 점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부담이다. 삼성 반도체를 총괄하고 있는 김 부회장은 지난달 임원 인사에서 삼성의 연구·개발(R&D) 센터인 종합기술원 원장직을 황성우 사장에게 물려줬다.


권오현·윤부근 이름도 거론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왼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삼성전자가 이상훈 의장 때와 마찬가지 기조를 유지한다면 'OB(전직 임원)' 가운데 법률 리스크가 없는 인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도 점쳐진다. 2017년 10월 경영지원실장에서 물러났던 이상훈 의장은 그다음 해 3월 주주총회에서 등기 이사로 선임돼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 이인용 사장에게 대외업무(CR) 총괄 자리를 넘긴 윤부근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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