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싸우다 대법서 이겼는데" 경남대 화 돋운 경상대 새 교명

위성욱 2020. 2. 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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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 통합 추진
23일까지 통합교명 후보 선호도 조사
경남대와 비슷한 교명 들어 있어 논란
경상대학교 통합 교명 선호도 조사 관련 사진. [사진 경상대 홈페이지]

경남 창원시에 있는 경남대학교와 진주시에 있는 경상대학교가 교명을 놓고 또다시 갈등을 빚고 있다. 진주지역의 두 국립대학인 경상대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통합 논의를 하면서 기존 ‘경남대학교’와 유사한 통합 교명을 또다시 추진하면서다.

경상대는 지난해 통합을 협약한 경남과학기술대와 통합 교명 제정을 위한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선호도 조사는 ‘대학 통합 추진 기본 계획’에 따라 교명 제정을 위한 절차로 두 대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조사 기간은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이다.

하지만 통합대학교 교명 후보에 ‘경남대학교’와 비슷한 교명이 포함돼 있어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두 대학이 제시한 교명은 경남통합국립대학교(慶南統合國立大學校), 경세대학교(慶世大學校), 경상국립대학교(慶尙國立大學校), 경진대학교(慶晋大學校), 경남혁신대학교(慶南革新大學校) 등 5개다.

설문 참여자는 제시된 교명 후보 안에 대해 2개를 선택하고 적합한 후보 안이 없으면 ‘해당 없음’을 선택할 수 있다. 교명 안은 ‘대학통합 공동추진위원회’에서 최종심의 및 의결할 예정이다. 확정된 통합대학교 교명 안은 이후 교육부에 제출할 ‘대학통합 세부실행 계획서’에 반영하게 된다.

경상대 관계자는 “통합대학교 교명 제정은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재도약하는 초석이 되는 첫 단추다”며 “선호도 조사에 학내 구성원, 동문과 지역사회 염원이 교명에 담길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에 있는 경남대학교 본관. [중앙 포토]

반면 경남대는 이미 대법원 판결로 교명 논쟁이 일단락됐는데 다시 통합 진행 과정에 ‘경남대학교’와 유사한 교명을 추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경상대는 지난 2012년 교명 관련 소송에서 경상대가 사용하려고 하는 ‘경남국립대학교’가 ‘경남대학교’의 교명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취지로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경남대 관계자는“통합하는 건 좋은데 굳이 기존 학교와 법적 분쟁을 야기한 유사명칭을 또다시 추진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경남통합국립대’나 ‘경남혁신대학교’ 등은 대법원이 사용 불가 판결을 내린 ‘경남국립’과 거의 비슷한데 이름을 가지고 소모전을 벌이는 건 양 대학이나 지역사회에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지난 1월 31일 ‘국립대학 통폐합 기준’ 고시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대학교 명칭과 관련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관련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개정안에서 통합대학은 다른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학교 명칭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명칭 등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조항이 담겨 있다.

한편 마산에 있던 ‘마산대학’(현 경남대학교)은 1971년 문화교육부에 ‘경남대학’으로 교명 변경을 신청해 인가를 받았다. 이후 경상대는 2004년 전후부터 모두 3차례에 걸쳐 교명 변경을 시도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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