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자들은 발을 다쳐가며 일해야 하나"..日 하이힐 거부 운동 확산

조성민 2020. 2. 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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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서 장례서비스 회사에 다니는 유미 이시카와(33·사진)는 몇 년 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내용을 올렸다.

KuToo는 일본에서 구두를 뜻하는 kutsu와 미투(MeToo) 운동을 합친 말이다.

WP는 일본이 남녀 차별이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면서 상대적으로 미투운동의 영향을 덜 받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은 여전히 KuToo 운동에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몇몇 지원하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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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일하고 집에 돌아와 피나고 상처난 발을 바라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왜 여자들은 발을 다쳐가며 일해야하지?“

일본 도쿄에서 장례서비스 회사에 다니는 유미 이시카와(33·사진)는 몇 년 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내용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은 많은 지지와 호응을 얻으며 리트윗돼 재확산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일본에서 이처럼 여성들에게 하이힐을 강요하는 문화를 바꾸자는 캠페인이 해시태그 #KuToo를 달고 퍼지고 있다. KuToo는 일본에서 구두를 뜻하는 kutsu와 미투(MeToo) 운동을 합친 말이다. kutsu와 같은 발음인 kutsuu는 고통이라는 뜻도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이시카와는 여성도 남성과 마찬가지로 평평한 신발을 신고 일할 권리가 있다는 생각 아래 홈페이지를 만들고 KuToo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나는 내 스스로를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건 그냥 나를 표현하는 연기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에서는 기억할만한 유행어 10가지 중 하나로 KuToo가 꼽히기도 했다. 이런 바람을 타고 일본에서는 이와 관련 남녀 사이 차별을 없애자는 진정서에 3만2000명이 서명했다.

WP는 일본이 남녀 차별이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면서 상대적으로 미투운동의 영향을 덜 받은 나라라고 지적했다. 이시카와는 “일본 여성들은 자신들이 성적 차별을 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은 여전히 KuToo 운동에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몇몇 지원하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화장품 회사인 오르비스(Orbis)는 최근 KuToo 운동을 언급하며 여성 직원들에게 남성들과 같은 복장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카와는 “기업들은 아마도 여성들의 복장이 차별적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귀찮거나 짜증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그들은 그저 숨죽이거나 우리를 보고 급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말 직장 내 성차별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하이힐 등 복장차별과 관련된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그는 불만을 터트렸다.

그는 지난달 ‘#KuToo 행동의 파도(Wave of Action)’이라는 이름의 팀을 꾸리고 KuToo 운동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소셜미디어 뿐 아니라 유튜브 등을 통해 영상으로도 홍보할 예정이며 세계 여성의 날에 동참 시위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는 모든 사람이 성별과 관계 없이 어떤 것이든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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