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 방역 실패했다. 中 전역 입국제한해야"

황수연 입력 2020. 2. 1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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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든 감염 의심해야 할 상황, 전략 전면 수정 필요"
"지역사회 감염 확산 근거 쌓여..민관 협의체 구성하라"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1차 방역이 실패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또 즉각 민·관협의체를 구성하고 입국 제한 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 [중앙포토]

18일 오후 대한의사협회는 서울 용산 임시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6차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했다.

최대집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보고된 29번째와 30번째, 그리고 31번째 환자의 경우 역학적인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는, 다시 말해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려운, 전형적인 지역사회 감염의 사례로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잇따라 나온 29·30·31번 환자는 모두 해외 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 여부도 확인되지 않아 감염원을 지목하지 못하고 있다.

최 회장은 “불행히 지역사회 감염의 확산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29~31번 환자가 확인되기 전까지 확진자 29명 중 중국 또는 제3국에서 감염된 1차 감염자 11명을 제외한 나머지 17명 중 12명이 확진 환자의 지인이나 접촉자에 의한 2차감염이었고 나머지 5명은 2차 감염자와 접촉한 3차 감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어디에서 감염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는 세 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객관적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29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녀간 고대안암병원 응급실에서 지난 16일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 회장은 “오염지역 여행이나 확진 환자와의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눈앞에 와 있다는 뜻”이라며 “냉정하게 판단할 때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한 일차적인 방역이 실패했다. 지금까지의 전략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즉각 민·관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주문했다. “지역사회 감염 확산 국면에서 최전선이 될 1차 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최 회장은 밝혔다.

최 회장은 “비교적 인력과 장비, 각종 자원의 활용이 용이한 상급종합병원과 달리 지역사회 1차 의료기관이나 중소병원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정확한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한 효율적인 민·관 협력체계가 마련될 수 있게 즉시 논의에 나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입국 제한 조치를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최 회장은 “후베이성 뿐만 아니라 확진자가 1000명 이상 발생한 지역도 광둥성, 저장성, 허난성 등 여러 곳”이라며 “중국 이외의 국가 가운데 확진자가 가장 많은 싱가포르(75명)와 비교하더라도 10배 이상”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시점이다. 입국 제한을 통해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민간 드론 및 항공이미지 기술기업 DJI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퇴치를 위해 자사 드론을 투입했다. [사진 DJI]

최 회장은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의 가능성이 있다면 설령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전예방의 원칙’을 반드시 상기해봐야 할 시점”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스스로의 안전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나친 대응이었다고 반성할지언정,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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