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보수 출신 자리 따로.. 첫 의총부터 얼굴 붉힌 미래통합당

심우삼 김용현 기자 2020. 2. 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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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출범 하루 만에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

하지만 통합에 대한 한국당과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 사이의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라 뒤가 개운치 않게 됐다.

새보수당에서 온 인사들은 이날 한국당 중심으로 이뤄진 통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통합당 사무처(옛 한국당 사무처)는 재정난 등을 이유로 이들을 전원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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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두문불출하며 '거리두기'.. 당직자 고용승계도 갈등 요인
미래통합당 황교안(앞줄 오른쪽 세 번째) 대표 등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첫 의원총회에서 당 상징색인 ‘해피 핑크’ 수건을 펼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의총은 자유한국당 출신 의원들이 다른 당 출신 의원들을 맞이하는 듯한 모습 때문에 불편한 상황이 연출됐다. 최종학 선임기자

미래통합당 출범 하루 만에 구성원들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빚어지고 있다. 통합의 핵심 주체였던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사이의 통합 논의가 매끄럽게 마무리되지 못한 채 물리적 결합이 이뤄지면서 후유증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유승민 의원도 합당 선언 후 두문불출하며 신당과 거리두기를 지속하고 있다. 갈라섰던 보수 진영이 3년 만에 힘을 합친 만큼 화학적 결합에 이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18일 출범 후 첫 의원총회를 열었다. 합당에 따른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지만 시작부터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회를 맡은 한국당 출신 민경욱 의원이 한국당 출신이 아닌 의원들만 따로 불러내 인사말을 요청한 것이 화근이었다. 서로가 동등한 지위를 갖고 합당한 끝에 통합당이 탄생했는데, 마치 다른 당들이 한국당에 흡수된 양 굴었다는 것이다. 이들 의원의 자리도 앞줄에 따로 마련돼 있었다.

새보수당 출신 정병국 의원은 “정말 어려운 서로의 결단을 위해 여기까지 왔다. 앞에 나와 있는 사람들이 새로 들어온 게 아니고 함께하는 것”이라며 “왜 우리가 자리를 따로 마련해놓고 인사를 해야 하는지, 인사를 하려면 여러분이 다 같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나머지 의원들을 일으켜 세워 다 함께 상견례를 하자고 하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통합에 대한 한국당과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 사이의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것이라 뒤가 개운치 않게 됐다.

새보수당에서 온 인사들은 이날 한국당 중심으로 이뤄진 통합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런 식의 통합이) 과연 보수 또는 중도보수 진영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인가에 대해 아직도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도 “보수재건 3원칙이 아직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이 꽤 있다. 개혁보수로 가는 부분에 있어 전혀 진전이 안 됐다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했다.

새보수당의 실질적 리더였던 유승민 의원은 통합당 관련 행사에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유 의원이 통합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한국당의 개혁을 통합 조건으로 내세워 온 유 의원 입장에선 이번 통합이 불완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그가 통합당 간판으로 이번 총선에서 공개 활동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합당으로 실직 상태가 된 새보수당 당직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문제도 잠재적 갈등 요소다. 새보수당 당직자는 계약직을 포함해 28명에 이른다. 하지만 통합당 사무처(옛 한국당 사무처)는 재정난 등을 이유로 이들을 전원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올해 4년 만에 사무처 당직자 공채를 실시해 인력 충원을 완료한 상태다.

새보수당 당직자 중 일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나와 바른정당으로 옮긴 전력이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통합당 사무처 관계자는 “당을 떠났던 사람들이 되돌아오면 서로 융화되기 힘들다. 탄핵의 강을 건너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양측은 고용승계 문제를 계속 논의할 방침이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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