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생은 행복하길.." 승선실습 중 숨진 해양대생 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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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항선 승선 실습에 나섰다가 숨진 한국해양대생 학교장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해경은 해양대를 상대로도 선사와 맺은 승선실습생 협약서와 정씨가 선샤인호를 타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정씨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유족 진술도 듣는다는 계획이다.
한국해양대 해사경찰학과 3학년생인 정씨는 지난 5일 승선실습을 위해 팬오션사의 파나마 국적 1만7850t급 중량물운반선 션사인호에 실습기관사로 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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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속 학생·교직원 300여명 모여 슬픔 나눠
해경, 선장·선사·학교 상대 전방위 수사 착수
학교장은 19일 정모(21)씨 운구 행렬이 오전 8시 40분쯤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대학교에 도착하면서 엄수됐다.
교내를 한 바퀴 도는 운구 행렬 뒤로 정박 중인 실습선에서 추모의 의미를 담아 긴 기적 소리를 울렸다.
정씨가 생전 머물렀던 승선생활관 앞에는 칼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동료 학생 100여명과 한국해양대 도덕희 총장 등 교직원 200여명이 모여 정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정씨 동생이 영정 사진을 생활관 앞 헌화대에 놓자 유족은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사는 정씨와 생전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며 공부했던 친구 A씨가 낭독했다.
이어 "평소 우리에게 다음 생애는 없다고 생각했지만, 너가 이렇게 우리 곁을 빨리 떠난 지금은 다음 생이 또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다음 생에 만난 세상은 더 평화로운 곳이어서 누구나 온전하게 자신에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한다"며 울먹였다.
A씨가 조사를 읽어 내려가는 내내 참석자들 무리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며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조사 낭독이 끝나자 학생과 교직원은 영정 앞에 헌화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묵념했다.
길 양옆으로 정렬한 정복 차림의 해사대학 학생 50여명은 떠나는 운구 행렬을 향해 경례로 예를 갖췄다.
유족은 이날 오전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화장한 뒤 연제구의 한 종교시설에 안치하는 것으로 정씨 장례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개로 해경은 선장 등 선원과 선사, 학교를 상대로 정씨 사망에 대한 과실 여부 등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에 나섰다.
부산해경은 우선 정씨가 탔던 선샤인호 선원을 상대로 항해일지와 기관 수리 내역, 정씨 실습일지 등을 이메일과 팩스로 확보하고 있다.
또 선장을 이른 시일 내에 소환 조사하기 위해 선사 팬오션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해경은 해양대를 상대로도 선사와 맺은 승선실습생 협약서와 정씨가 선샤인호를 타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정씨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유족 진술도 듣는다는 계획이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아직 이 사건 관련자들은 모두 참고인 신분"이라면서, "우선 선장을 상대로 정씨가 쓰러졌던 날 정씨 가족에게 '혈압과 맥박이 정상이라 괜찮을 것'이라고 말한 취지는 무엇인지, 응급조치는 적절히 이뤄졌는지, 헬기 이송은 몇 차례 요청했는지 등 당시 상황을 전반적으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승선 4일 만인 지난 9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각)쯤 열사병(일사병) 의심 증세로 쓰러진 뒤, 10일 오전 2시 6분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 병원에서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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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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