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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지물' 대리 게임 처벌법..여전히 대리 '성행'

김가연 입력 2020. 02. 2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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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게임 업체, 24시간 문의, 운영 가격표 제시
게임 유저들, 관련 방지법 '실효성'문제 제기
업계 "사용자들 신고 주요한 역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김성열 인턴기자] 타인에게 돈을 주고 게임 운영을 부탁해, 게임 문화 등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리 게임 처벌법'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대리 게임 업체들이 버젓이 운영되고 있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리 게임은 레벨·랭킹 상승을 목적으로 하는 이용자 간 '대전 게임'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해당 법은 대리게임업자, 광고(용역알선)와 같이, 대리를 통해 이윤 창출을 하는 사람들을 처벌 대상으로 한다. 대리 게임을 하다 적발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게임물 관리위원회는 게임 사용자의 민원 신고와 게임사 및 위원회 모니터링을 통해 로그 기록, IP 기록, 승률 변화 등을 바탕으로 대리게임 업을 판별하여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를 맡긴다.

이때 타인의 계정으로 게임 아이템 등을 평가하는 방송 행위나 단순 아이템 대리 구매, 행사 참여는 등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 약 8개월이 지난 지금도 대리 게임 업체들은 꾸준히 운영 중이다. 이렇다 보니 게임 유저들은 '대리 게임 처벌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구글에 '롤 대리'를 검색한 사진. 많은 대리 게임 업체가 광고 중이다/사진=구글 홈페이지 캡처

대리 게임이 주로 나타나는 게임은 '리그오브레전드(롤)'이다. 롤 내에는 레벨과 랭킹이 모두 존재하고, 유저들 간의 수준을 나누는 티어(Tier) 제도로 인해 대리게임이 성행 중이다.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에 '롤 대리'를 검색하면 수십 개의 업체가 나타난다. 업체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작업 현황과 작업 인증 내역, 후기 등이 올라와 있다. 이들은 24시간 문의도 받고 있으며, 가격표도 제시하고 있다.

광고도 공공연하게 이뤄진다. 롤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인 롤 인벤과 디시인사이드 리그오브레전드 갤러리 등에는 꾸준히 대리 업체의 광고가 올라온다. 이들은 업체 홈페이지나 카카오톡 대화방 주소 등을 올리는 방식으로 홍보를 이어나간다.

대리 게임이 문제가 되는 점은 게임 생태계를 해친다는 점이다. 대리 게임이 늘어날수록 게임을 즐기는 일반 유저들에게는 게임의 재미가 절감된다.

5:5 팀을 꾸려 게임을 진행하는 롤에서 티어 제도는 비슷한 수준의 유저들을 매칭시켜서 보다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때 대리 게임을 통해 상위 티어로 올라온 유저들의 경우 실력 차이로 인해 게임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롤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롤 인벤'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유저들/사진=롤 인벤 홈페이지 캡처

또 하위 티어에서 대리 게임을 진행하는 일명 '대리 기사'들과 일반 유저들 간의 실력 차이로 인해 게임이 일방적으로 진행돼, 재미를 떨어뜨린다.

위와 같은 사례가 계속되면서 게임 유저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롤을 5년 넘게 플레이 한 회사원 A(28) 씨는 "게임 내에서 대리는 항상 문제가 됐다. 법이 제정되면서 바뀔 줄 알았는데, 아무 변화를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롤을 시작한 지 2년 됐다는 학생 B(24) 씨는 "제 실력이 아닌데 티어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대리 받은 사람들이 게임을 하면서 망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스트레스 풀러 게임을 하러 왔다가 스트레스만 더 받는다"고 토로했다.

롤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대리 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불만은 이어졌다.

디시인사이드 리그오브레전드 갤러리에서 한 유저는 "요즘 대리 게임은 신고해도 안 잡히는 것 같다"며 "기존 기록과 전혀 다른 플레이로 게임사에 신고를 넣었지만 몇 일째 아무 소식도 없다. 운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게임을 이기고 지는 게 내 실력이 아니라 대리 기사 존재 여부 때문에 결정된다는 게 맥이 빠진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혼자 하는 게임을 하는 게 속 편하겠다"고 비판했다.

롤 인벤의 한 유저는 "게시판에 하루에 몇 번씩 대리 광고 글이 올라오는데 적발 못 한다는 게 더 웃기다"며 "적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법은 왜 만든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롤 제작사 라이엇 게임즈 관계자는 "대리게임은 초기부터 라이엇이 가장 신경쓰고 있는 문제다. 항상 내부조사와 유저들의 신고를 바탕으로 대리 유저를 잡아내고 있다"면서 "하루 아침에 근절시킬 수 없지만, 매주 수백명에 달하는 대리 게임 유저들을 잡아내고 있다. 같이 게임하는 유저들의 신고가 주요한 역할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벌법 이후 유저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앞으로도 회사 측은 대리게임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유저들도 대리게임을 지양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김성열 인턴기자 kary033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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