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노무현 탄핵 후예들이 그 역사 반복하려 해"

심재철 '대통령 탄핵' 언급에 윤건영 "정치적 금도 넘었다"
"국민 명령 아닌 탄핵은 월권"..청와대와 교감은 일축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윤건영 전 상황실장,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래통합당의 문재인 대통령 탄핵 발언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청와대 출신 4·15 총선 출마자인 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고민정 전 대변인은 20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탄핵 추진' 발언과 관련해 "미래통합당은 정권심판을 내세우지만 본질은 총선 이후 대통령 탄핵 추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주당 전략기획자문위원장인 최재성 의원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처럼 말했다.

고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문에서 "심재철 원내대표는 대통령 탄핵 추진을 거듭 밝혔고 기정 사실화했다. 국정농단 정권의 국무총리인 정홍원과 황교안 대표는 대통령을 선거사범 취급했다"며 "박근혜 정권의 정무수석인 곽상도 의원은 아예 문재인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한다. 이들의 탄핵 기류는 이미 구체적 단계에 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헤쳐모인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그 증거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을 왜곡하면서까지 다수당이 되겠다는 이들의 맹목성은 그 자체로 탄핵 추진"이라며 "국민이 명령하지 않은 탄핵은 월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16년 전 노무현 대통령을 인정할 수 없다며 탄핵을 도모한 이들의 후예는 다시금 그 역사를 반복하려 한다"며 "3년 전 탄핵 당한 국정농단 세력에게 경고한다. 국민 동의를 얻지 못한 반민주적 탄핵이 어떤 파국을 맞이했는지 되짚어 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은 심 원내대표가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다시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지금은 저희들이 소수당으로 돼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탄핵 발의를 하더라도 추진이 되지 않지만 이번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서 저희들이 제1당이 되거나 숫자가 많아지게 되면 탄핵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실장은 "심 원내대표가 두 번에 걸쳐 탄핵을 운운했는데, 정말 염치없는 짓"이라며 "정치에도 금도가 있다. 넘어선 안 될 선이 있는데 심 원내대표는 두 번이나 넘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도 "정상적인 총선을 치르겠다고 하는 건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어떻게 총선을 탄핵으로 몰고가는 발판으로 설정하는가"라며 "결국은 총선이 비정상적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총선을 치르는 과정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들이 배석해 눈길을 끌었으나, 최 의원은 청와대와의 교감이나 청와대의 판단에 대한 질문을 전부 일축했다. 고 전 대변인은 서울 광진을에 전략공천 됐으며, 윤 전 실장은 구로을에서 경선을 펼칠 전망이다.

이에 최 의원은 "이건 국민 문제이기도 하고, 정치 하는 사람과 후보의 문제다. 심지어 야당의 의원과 후보들까지도 맞닥뜨린 문제"라며 "걱정을 자연스럽게 나누면서 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고 전 대변인 역시 "(청와대가) 어떤 방향을 잡았는지는 제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soho090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