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조성에 구민 뜻 담기게 조례 만들 터"

입력 2020. 2. 2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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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20 구청장이 뛴다│‘적극 행정 활성화 원년’ 선언한 성장현 용산구청장

‘더불어 잘 사는 용산’ 목표에 걸맞게 장애인·청년 등 전용기금 활용해 지원 10년 걸린 용산역사박물관 설계 시작 “일 잘한 구청장 되게 초심 잃지 않을 것”

2월12일 용산구 서빙고동 용산 장애인 커뮤니티센터에서 한 <서울&> 인터뷰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올해 권역별 장애인 작업장을 만드는 등 장애인 복지 강화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성 구청장은 인터뷰에서 앞서 센터를 둘러보고 휠체어를 탄 장애인 송석호씨와 얘기를 나눴다.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새로운 10년을 맞은 2020년, 민선 7기 구청장들은 하반기에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마라톤에서 그렇듯이 출발점에서 반환점까지보다 반환점을 돌고 나서가 중요하다. 구청장들도 공약 이행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심기일전하는 모습이다. <서울&>이 서울시 구청장들로부터 올해 역점 사업을 들어보는 ‘2020 구청장이 뛴다’를 기획한 이유다. 부정기적으로 진행되는 ‘2020 구청장이 뛴다’가 핵심 공약 이행과 관련해 각 구청장에게 페이스메이커가 되길 기대한다.

12일 낮 용산구 서빙고동 ‘용산 장애인 커뮤니티센터’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센터 시설을 안내하고 있었다. 참석자 10여 명은 용산구 1~2대 구의원들이다. 성 구청장은 자신을 끌어주고 동고동락했던 선배 구의원들을 분기마다 모셔 구정 소식을 알리고 의견을 듣는다. 1991년 용산구 초대 구의회에서 그는 35살의 최연소 구의원이었다. 사회적 약자의 복지에 눈뜨고 함께 관심 가졌던 선배 구의원들은 성 구청장이 일군 성과를 들으며 흐뭇해했다.

지난 연말 그는 신발 끈을 다시 조여 맸다. 21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미 네 번째 용산구청장 임기를 해나가면서 구청장직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 용산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마 뜻을 접었다.

원로 구의원과의 모임 뒤 <서울&> 인터뷰에서 성 구청장은 “구민들이 준 큰 자리라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남은 구청장 임기의 동력이 떨어지는 건 아닌지’라는 일부의 우려에 대해 그는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충실하며 일 잘했던 구청장으로 기록될 수 있게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성 구청장은 ‘더불어 잘 사는 용산’을 강조했다. ‘세계의 중심 이제는 용산시대’를 목표로 삼고 10년째 구정을 펼쳐왔던 그는 “그간 교육, 지역개발, 역사문화 등에 집중해오면서 상대적으로 아쉬웠던 장애인, 청년 등의 지원에 좀더 힘을 쏟으려 한다”고 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용산 장애인 커뮤니티센터 1층 카페 ‘아이 갓 에브리싱’에서 일하는 장애인과 인사를 나눈 뒤 <서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용일 기자

성 구청장은 장애인 정책에 대해 재원부터 공간 마련까지 전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법 제도 개선 부분과 재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구는 이날 방문한 용산 장애인 커뮤니티센터를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옛 용산구 창업지원센터 건물을 새로 단장해 만든 센터에, 흩어져 있던 여러 장애인복지단체 사무실이 모였다. 성 구청장은 “건물도 중요하지만 7개 장애인 단체(시각장애인연합회, 지체장애인협회, 농아인협회, 장애인부모회, 장애인정보화협회, 장애인녹색재단, 한국사고장애인연합회)가 3년 걸려 통합해 협의회를 만들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센터 운영은 용산구 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가 맡는다. 이와 함께 예산 배분 방식도 바뀐다. 기존의 개별 단체마다 다르게 지급했던 것에서 협의회에 예산을 줘 참여 단체가 의논해 필요 예산을 나눠 쓸 수 있게 했다. 협의회는 센터 입주를 원하는 장애인 단체들의 신청을 받아 구에 추천한다.

장애인들이 일할 기회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다. 성 구청장은 “권역별(4곳)로 장애인 작업장을 순차적으로 만들어 소속 장애인 단체와 무관하게 집 가까운 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하려 한다”고 했다. 규모 있는 작업장을 만들려면 적정한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땅값이 비싸다 보니 고민이 많단다.

또 하나의 역점 사업은 청년 지원이다. 지난해에 ‘용산구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해 청년정책의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215명의 청년정책자문단을 구성했다. 구는 110억원의 청년 일자리 기금을 조성해 맞춤형 취업연계 교육, 창업자금 저리 융자 등에 쓰고 있다.

성 구청장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챙기려 한다. 지난해 구는 대기업과 협력해 지역의 폴리텍대학에서 기술교육을 하고 자격증을 따 취업으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참여자 20명 가운데 19명이 취업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키워 취업을 연계해보니 이직률도 낮아, 맞춤형 취업 연계 교육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자칫 소홀하기 쉬운 청년들 건강관리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구는 2018년엔 민방위, 지난해엔 예비군 훈련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했다. 중앙이나 광역 정부가 미처 챙기지 못하는 청년들의 건강관리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건강검진을 받기 어려운 아르바이트생, 실업자, 영세 기업 종사자 등이 건강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검진자 약 400명 가운데 80%가 만성질환 위험요인을 갖고 있었다. 구는 지속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특히 정신건강 상담도 관련 기관과 협의를 마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다.

민선 7기 용산구의 최대 공약사업은 ‘온전한 용산공원 조성’이다. 용산공원은 국토교통부가 추진하지만, 용산공원 조성에 구민들 뜻이 담겨야 한다고 성 구청장은 믿는다. 올해 관련 조례를 발의해 공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구민 목소리를 반영하는 제도적 기반을 만들려 한다. “역사의 아픔을 겪고 120년 만에 우리 품에 돌아오는 용산공원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언제 되느냐는 것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현재의 우리와 미래 후손을 위한 공원이 돼야 하기에 시민 목소리를 꼭 들어야 한다.”

발표 뒤 10년이 다 돼가는 용산역사박물관 건립 사업이 올해 본격화된다. 건축과 전시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다. 용산역사박물관 건립은 구의 근현대사 현장 100곳을 뽑아 지원하는 사업 가운데 하나다. 박물관이 들어설 중앙대 부속병원의 빨간 건물은 800평 규모의 문화재이다. 기존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내년쯤 공사를 위한 첫 삽을 뜰 것으로 보인다. 구는 현재까지 1600여 점의 유물을 수집했고 리모델링 예산 130억원도 마련했다.

구정 운영과 관련해 성 구청장은 지난 1월 ‘적극 행정 활성화 원년’을 선언했다. 지방자치 시대에 공무원들의 적극 행정이야말로 구민의 행정 만족도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용산구는 지역의 숨은 재산을 찾아 재원으로 확보하고, 이를 활용해 제주도에 구민 휴양지 ‘용산 제주유스호스텔’을 마련하는 등의 적극 행정을 이끌어왔다. “적극 행정으로 담당자에게 권한을 줘 재량껏 일하게 하고, 설거지하다 깬 접시는 구청장이 책임지는 조직문화를 만들려 한다”고 했다.

구는 지난해 연말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에 들어갔다. 적극 행정의 전담부서인 감사담당관은 사전컨설팅과 교육을 하고, 우수한 사례와 공무원을 찾아내며 실적을 관리한다. 행정지원과에서 우수 공무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기획예산과는 업무와 관련해 법률자문 등을 지원한다. 성 구청장은 “일 잘하는 공무원을 제대로 평가해 대우하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현숙 선임기자 hslee@hani.co.kr

서울살이 길라잡이 서울앤(www.seouland.com) 취재팀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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