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에 9조 쓴 이통사 "돈쓰지 말자" 신사협정에..갤S20 지원금 '뚝'

강은성 기자 2020. 2. 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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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20 공시지원금 최대 25만원 안팎..작년엔 70만원대 달해
"일부 단말 교체자만 혜택..전체 이용자 위한 서비스 혜택으로 승부"
20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직원이 삼성전자 갤럭시 S20을 살펴보고 있다. 2020.2.2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강은성 기자 = 이동통신3사가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 경쟁을 자제하고 예약가입 기간도 줄이기로 하는 이른바 '신사협정'을 맺은 뒤 새로 출시된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0의 공시지원금이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이통사들은 "일부 단말 교체자만을 위한 소모적 보조금 경쟁이 아닌 전체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20일 이동통신 3사는 갤럭시S20 예약가입을 시작하면서 공시지원금을 최대 24만3000원 수준으로 공시했다.

앞서 이통3사는 지난 10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예약가입 기간을 최대 1주일로 통일하고 불법 보조금이나 '예판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판매장려금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소모적인 마케팅 비용 경쟁을 지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맞춤형 할인으로 이용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이같은 협정을 체결한 이후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0는 딱 1주일(7일)의 예약가입 기간을 갖는다. 전작 갤럭시S10이 11일간 예약가입을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짧아진 것이다.

각사 요금제별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은 10만~17만원, KT는 8만9000~24만3000원, LG유플러스 7만9000~20만2000원으로 책정됐다. 추가지원금도 1만5000~2만5000원에 그쳐 가장 비싼 10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해도 공시지원금은 최대 25만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전작 갤럭시S10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다. 이통3사는 지난해 4월3일 갤럭시S10 5G를 처음 출시하면서 최대 21만원 수준의 공시지원금을 내걸었다가 1주일도 안돼 곧바로 지원금 경쟁이 가열되면서 이를 50만원 수준까지 높였다.

지원금 경쟁이 절정을 이루던 5월 초에는 갤럭시S10에 지급되는 공시원금이 최대 78만원까지 높아졌다. 이용자들은 통신사들의 경쟁에 힘입어 당시 128만1500원에 출시된 갤럭시S10을 절반 이하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반면 이번에 출시된 갤럭시S20는 모델별로 124만8500원에서 159만5000원에 달하는데도 공시지원금은 최대 25만원 수준이어서 이용자들은 100만원 이상의 할부금을 분납해야 해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용자 입장에서는 요금을 2년간 매월 25% 할인받는 '선택약정할인'이 공시지원금을 받는 것보다 유리하다.

때문에 통신사들이 협정을 맺고 예약가입 기간을 단일화하는 한편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겠다고 밝히자 일부 소비자 단체는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는 담합행위'라고 지적하며 고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통신사들도 할 말은 있다. 5세대(5G) 망 투자를 위해 '역대급'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출고가는 급상승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증가한 부담은 통신사가 비용으로 떠받치는 구조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통3사가 지난 2019년 지출한 5G 망 투자비와 마케팅비는 총 9조원에 달한다. 투자비는 전년 대비 50% 가까이 급증했고 마케팅비도 예년보다 높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망 설비투자의 경우 미래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이밖에 5G 콘텐츠 개발, 서비스 발굴, 차별화된 혜택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함에도 대부분의 마케팅 비용이 '단말기 보조금'으로 소모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선 단말기를 저렴하게 사서 좋다고 하는데, 정작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한 고객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은 대다수 고객들에게 돌아가야 할 품질, 서비스 혜택이 보조금으로 휘발되는 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통사들은 이번 협정에서 신규단말 출시 시점에 불법지원금 지급을 유도하거나 페이백 지급 등을 미끼로 사기판매까지 하는 '판매수수료'를 예약가입 기간에 공지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판매수수료는 개통 시점에 공시되기 때문에 이때 유통점을 중심으로 보조금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또 이통사가 전체 이용자에게 알리는 공시지원금 역시 3사간 경쟁으로 현 25만원 수준보다 더 많아질 수 있다. 이통사들은 "이용자 보호를 위해 공시지원금 변동은 '상향'만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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