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때문에 묶이는 돈..'수도권·30대' 소득 40%는 은행으로

오수호 2020. 2. 2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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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이렇게 부동산 시장 안정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투기에 따른 문제도 있고, 또 집이 가계의 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KBS가 통계청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봤습니다.

집을 갖고 있든, 세를 살든 집 구하느라 생긴 빚 때문에 가계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30대가 심각한데요.

집 때문에 쓸 돈이 줄면서 소비 위축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수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직장인 이 모 씨는 매달 160만 원이 주택담보대출을 갚는 데 나갑니다.

월급은 400만 원, 40%가 받자마자 사라지는 겁니다.

[이○○/아파트 구입 직장인/음성변조 : "외식하는 것도 좀 줄이게 되고 등산 바지를 하나 사는 것도 되게 좀 꺼려지게 되고. 모르겠습니다. 쓸데없이 이런 집을 구했나 싶은 생각도 많이 들고요."]

그러게 누가 집 사라고 했나? 이런 말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부터 설명 잘 들어보시죠.

통계청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보니, 집을 갖고 있는 가구 빚은 평균 1억 3천여만 원으로 7년 새 43% 넘게 늘었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가장 많은데 30대도 만만치 않습니다.

소득이 많은 50대를 웃돌죠.

특히 7년 새 30대는 2배, 30세 미만은 2.3배로 늘어 젊은층의 증가율이 두드러집니다.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은행에 갚아야 하는 돈은 한 달 평균 150만 원을 넘어, 이렇게 배 넘게 부담이 늘었습니다.

이렇다보니 소득에서 빚갚느라 쓰는 돈 비중이 25%가까이로 껑충 뛰었습니다.

특히 30대는 유독 높아 버는 돈의 3분의 1을 빚 갚는데 써야합니다.

수도권에서 집을 산 30대는 이 비중이 40% 가까이로 높아집니다.

전세나 월세 사는 사람들도 쓸 돈이 주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전세대출등으로 소득의 25%를 빚 갚는데 쓰고 있는데, 30대가 비중이 제일 높고, 수도권은 3분의 1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집값 오르면 있는 사람들은 더 쓰지 않겠냐 싶기도 한데, 집값 상승률이 1%p 오르면 집 있는 사람의 소비증가율은 0.04% 포인트 밖에 안 늘고, 40세 미만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집 없는 사람은 집 사려고 저축하고 아끼다보니 이렇게 지갑을 더 닫습니다.

집값이 오르니 불안해서 빚 내서 집 사고, 전 월세 보증금도 덩달아 올라 빚을 내야 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경제의 중요한 축인 소비는 더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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