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보수와 코로나19가 무슨 상관?..'사회 분열' 혐오 고개

최현호 입력 2020.02.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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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지역 확진자만 총 100여명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만 82명
온라인서 대구·경북 및 신천지 혐오글
"대구시민, 마트 사재기 시작" 사진도
"신천지, 세금으로 치료받을 자격없다"
대구·경북 및 신천지 특수성 예단 일러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20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의 한 건물 주변을 대구 남구보건소 관계자가 방역하고 있다. 이 건물에는 신천지 목사와 신도가 자가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0.02.20.lmy@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대구·경북(TK)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오고, 이 지역에서만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온라인상에선 이 지역을 향한 혐오 여론이 조성되고 있다. 확진자 중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된 환자가 많다는 점 등도 알려지면서 해당 종교에 대한 비난도 계속되고 있다.

21일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52명이 추가돼 총 156명이 됐다. 새로 확인된 52명은 지역별로 보면 대구 38명, 서울 3명, 경북 3명, 경남 2명, 충남 1명, 충북 1명, 경기 1명, 전북 1명, 제주 1명, 광주 1명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까지 확인된 대구·경북 지역 환자 70명을 포함하면, 해당 지역에서만 확진자가 총 111명에 달하는 것이다.

대구 남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오지파대구교회(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까지 총 82명이 됐다. 전날까지 확인된 관련 확진자는 43명이었고, 이날 오전 9시 기준 39명이 추가된 것이다.

이처럼 대구·경북 지역과 신천지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온라인 상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비난·혐오 여론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대구 시민들의 마트 사재기를 암시하는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마트 매대들이 텅빈 사진과 함께 "서울처럼 한두명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갑자기 저렇게 몇십 명 등장해 버리면 쫄리긴 하겠네요"라고 비꼬듯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보수의 성지 대구, 태극기부대 본거지 대구, 코로나 전파 전국 1위, 아 자랑스럽겠다"라는 식의 댓글을 달며 이번 사태를 대구·경북 지역의 정치적 성향과 엮어 비꼬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유명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대구에는 법적으로 2명 있어야 하는 역학 전문가가 1명 밖에 없어서 의사 면허도 없는 시청 직원이 역학조사를 담당한다"면서 "대구 시민들은 자기 도시가 왜 일본과 비슷한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겁니다"라는 글을 SNS에 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신천지에 대한 혐오 여론은 대구보다 더 많이 쏟아져 나오는 모양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지난 20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02.20.lmy@newsis.com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신천지 전국 교회 주소가 정리된 이미지, 신천지가 전날 올린 사과문 등이 돌고 있다. 해당 글들에는 "신천지는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으로 치료받을 자격이 없다", "이 시국에 쳐 모여서 간절히 기도드리다가 다 옮았구만" 등의 혐오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으로 볼때 코로나19와 관련한 대구·경북 지역 및 신천지의 특수성은 예단하기 이른 것으로 보인다.

전날 경상북도 청도군 소재 대남병원에서 숨진 후 '사후 확진' 판정을 받은 사망자의 경우 이 병원에 20년 넘게 입원해 있던 환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첫 사망자'로 아직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망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천지 대구교회와 관련한 확진자가 많긴 하지만, 이 역시 의사의 검사 권유를 거부하고 예배 활동 등을 한 1명(31번 확진자)의 행동이 근본적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고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집단 전체나 대구·경북 지역 특징으로 연결시키기엔 아직 완전히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있다. 신천지 관련 일부 의혹들도 확정된 사실이 아닌 이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되는 단계이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예배를 보는 신천지의 독특한 방식 등을 문제 삼는 부분도 많은 인원이 모이는 다른 집단의 대규모 주말 집회를 감안하면 이것도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례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코로나19 우려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든 이후인 지난 2일과 8일, 15일에도 대규모 집회를 이어갔다.

해당 집회 참여 인원은 집회 신고 기준 5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돌아오는 토요일인 22일에도 평상시 수준의 집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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