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 모르니.." 신종 코로나 장기전 대비하는 시민들

안하늘 입력 2020. 2. 21. 16:08 수정 2020. 2. 2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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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의 신천지교회 신자를 중심으로 폭증하며 잠시 잦아들었던 감염 우려가 되살아났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기전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임정희(32)씨는 "주변 어디에든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마스크 50장을 다시 주문했다"며 "마치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듯 새벽에 구매 사이트 화면에서 '새로고침'을 계속 눌러 겨우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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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과 마스크 다시 쟁이고

일부 학부모들 ‘홈스쿨링’ 준비도

쿠팡이 주문 폭주를 이유로 21일부터 로켓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고 올린 공지. 쿠팡 홈페이지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의 신천지교회 신자를 중심으로 폭증하며 잠시 잦아들었던 감염 우려가 되살아났다. 다시 마스크 확보에 나서거나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기전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다.

21일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됐다. 온라인에서는 판매가 시작되는 동시에 매진되는 상황이고,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마스크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정부가 유통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는 한편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마스크 공급에 숨통이 트였던 지난 주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임정희(32)씨는 “주변 어디에든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급히 마스크 50장을 다시 주문했다”며 “마치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예매하듯 새벽에 구매 사이트 화면에서 ‘새로고침’을 계속 눌러 겨우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대구 시내의 한 대형마트 식품 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대구=연합뉴스

일부 시민은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개인 방역물품뿐 아니라 라면과 생수, 즉석식품 등까지 쟁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집에서 자체 격리하며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확진자가 다녀간 대형마트들이 임시 휴장하는 일이 잦아지자 매장 방문보다 비대면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 등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온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9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의 즉석밥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생수는 47%, 냉장ㆍ냉동식품은 10%, 휴지는 70%가 늘었다. 쿠팡에도 주문이 폭증해 생필품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에 배송해주는 ‘로켓배송’도 현재 지연되고 있다.

김소희(35)씨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라면과 쌀, 통조림 같은 것을 미리 충분히 사뒀다”며 “택배를 직접 받는 것도 불안해서 집 앞에 두고 가는 ‘비대면 배송’만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확진자들 거주지 주변의 어린이집, 유치원 등이 임시 휴원하는 경우에 대비해 주부들 사이에서는 홈스쿨링 정보 교류도 활발하다. 각종 맘카페에는 홈스쿨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중고로 구입한다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고려대가 교수와 강사들에게 보낸 안내문. 신종 코로나 확진 추이에 따라 개강 후 2주 동안 온라인 강의로 대체한다는 내용이다. 고려대 제공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복귀하는 전국의 대학들은 이미 1주일이나 2주일씩 연기한 개강을 추가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온라인 강의도 준비하고 있다. 봄 학기 개강을 다음달 16일로 2주일 미룬 고려대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지 않으면 개강 이후 2주 동안은 강의실이 아닌 온라인에서 강의를 진행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고려대 관계자는 “사태 추이에 따라 확진자가 교내에서도 나올 수 있어 온라인 강의로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라며 “급히 꾸려진 대응팀이 실시간 원격화상강의나 강의영상 녹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mailto: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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