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확진자 181명 '병상 없어서' 자가격리 ['코로나19' 확산 비상]
[경향신문] ㆍ병상 520개 확보했지만 ‘확진’ 가파른 증가세 못따라가
ㆍ공공시설 격리 검토…입원 못한 환자들 “상태 악화 겁나”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대구에서는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확보된 병상 수에 비해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확진자 중 181명은 아직 병실을 확보하지 못해 자가격리 상태에 있다. 대구시는 “코로나19 대책으로 확진자 동선 파악·음압병상 확보가 현 상황에서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보면 이 같은 ‘병상 부족’은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병상 1만개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치료를 받거나 지역 중소병원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구시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246개 병상)과 대구의료원(274개 병상)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병상 520개를 확보했다”면서 “그러나 확진자가 급증해 추가 확보가 시급하다”고 24일 밝혔다.
대구 전체 확진자 484명(사망자 1명 포함) 중 302명은 대구의료원, 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등 8개 병원에 분산 입원한 상태다. 코로나19 전문치료 병상인 음압병상(65개)은 모두 중증환자들로 채워졌고 나머지 확진자 237명은 일반병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181명은 아직 병실을 확보하지 못해 자가격리 상태에 있다.
대구시는 빠른 시일 내에 이들을 입원시킬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현장은 여의치 않다. 병원 측에서 기존 입원 환자들을 설득하고 전원조치 및 이송 등을 하려면 적어도 3~4일은 걸린다. 문제는 추가 확진자가 급증하는 데 있다. 대구에선 24일 확진자가 전날보다 150명 넘게 불어났다.
대구시는 국가관리병원인 대구보훈병원(484개 병상)과 근로복지공단 소속 대구병원(213개 병상) 등 2개 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활용토록 보건복지부 등에 건의한 상태다. 그럼에도 병상이 부족하다면 시는 자가격리가 여의치 않은 확진자는 공공시설로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대구교육청 소속 달성군 낙동강 수련원(40실)과 북구 대구국제사격장(11실) 등도 확진자들의 격리 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입원하지 못한 확진자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남구 주민 김모씨(54)는 “열과 기침이 나는데도 보건소에서 여전히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다”면서 “상태가 악화되지 않을까 겁이 나고 무섭다”고 말했다.
대구시 의료기관대응반 관계자는 “자가격리자는 중증도와 나이,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입원시킨다”면서 “경증환자는 관할 보건소 직원이 하루 2차례 발열 상태, 호흡기 증상 등을 체크하며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3일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전국 지방의료원과 공공병원 등 43곳을 시·도별 경증환자 전담병원으로 지정해 병상 1만개를 확보하기로 했다. 중증은 대형병원 음압병실로, 경증은 공공병원으로 나눠 치료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병상을 확보 중이다. 전담병원 43곳에는 입원 중인 환자를 오는 28일까지 다른 기관으로 옮겨 병원을 비워달라고 요청했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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