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된 대구 서문시장 코로나에 전면폐쇄
성남 모란 5일장 5년만에 닫고
창원시, 11곳 선제적 폐쇄결정
지자체·상가번영회 긴급 대책
임대료 인하해 상인 부담 경감
25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500년 역사의 대구 서문시장이 시장이 생긴 이래 처음으로 휴장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서문시장은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6일간 전면 휴장하기로 했다. 서문시장은 조선시대 중기 때 개장해 강경시장, 평양시장과 함께 조선 3대 시장으로 꼽혔다. 서문시장은 사스, 메르스 때는 물론이고 2016년 11월 30일 서문시장 대화재 때도 일부 상가가 문을 열고 장사를 한 바 있다.
부산 최고(最古) 시장인 구포시장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23일 하루 임시로 문을 닫고 방역 작업을 했다. 구포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5일장에 경북 청도 등 외부에서 오는 상인이 많아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임시휴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400여 년 전 조선시대부터 명맥을 이어온 구포시장은 1932년 상설시장과 정기시장이 함께 개설돼 부산 재래시장 중 역사가 가장 길다. 870여 개 상설 점포에다 5일장(3·8일)이 함께 서는 구포시장도 시장이 개설된 이래 완전 휴장하는 건 처음이라고 상인회 측은 밝혔다. 국내 최대 수산물시장인 부산 자갈치시장도 일부 휴업을 결정했다. 자갈치어패류조합은 25일부터 3월 3일까지 자갈치시장 현대화건물 1층과 2층을 휴업한다.
경기도 성남시 모란민속5일장은 24일 폐쇄했다. 모란민속5일장은 끝자리가 4·9일인 날마다 장이 열렸으나 24일엔 휴장한 것이다. 모란민속5일장이 휴장하는 것은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이후 5년 만이다. 부평종합시장, 부평깡시장, 부평진흥종합시장은 23일 코로나19 확진자의 동거인이 부평종합시장 상인으로 확인되면서 3개 시장 모두 사흘간 전면 폐쇄됐다. 3개 시장이 한데 모인 인천시 부평구 부평4동 전통시장 거리는 하루 1만여 명 손님이 찾던 곳이다. 부평종합시장 관계자는 "26일 재개장한다 해도 코로나19 사태로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 앞으로 살아갈 날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지자체가 직접 나서 시장을 폐쇄하는 조치도 나왔다. 경남 창원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24일부터 관내 11개 5일장을 잠정 폐쇄했다. 창원시는 대표적인 관내 5일장인 상남5일장, 북면 감계5일장, 경화시장, 지귀시장, 소답시장, 진동시장 등 11곳을 폐쇄 조치했다. 다만 기존 전통시장 내 가게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지역 간 이동이 많은 5일장 상인들 특성상 이들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5일장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시장이 아예 문을 닫으면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위해 임대료 인하 등도 추진된다. 전남 고흥군은 3개월분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으며, 곡성군은 2개월 임대료 중 50%를 면제하기로 했다. 장흥군은 연말까지 임대료 납부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전통시장 내 임대상인을 돕기 위해 22개 시군에 공설시장 임대료를 감면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지자체 전통시장 관리조례에 재난 등 특별 상황이 발생한 경우 전통시장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상인을 위해 감면할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시군도 임대료 감면이나 납부 유예를 결정하기 위해 행정 절차를 밟고 있어 곧 임대료를 지원하는 지자체가 더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가번영회도 팔을 걷어붙였다. 부산에서는 자갈치시장 내 신동아시장이 관리비 일부를 지원하고, 신동아수산물종합시장번영회도 상인들에게 2월분 관리비 20%를 지원하기로 했다. '먹거리 투어'로 유명한 광주 광산구 '1913송정역시장'도 2~5개월 한시적으로 임대료 10~25% 인하를 결정했다. 상인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상인들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임대료 인하를 합의하게 됐다"며 "상인회에 속하지 않은 가게 주인들도 임대료 인하에 동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동민 기자 / 박진주 기자 / 지홍구 기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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