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음압병실 속 31번 신천지 첫환자 "마스크 써왔다, 억울"

김윤호 2020. 2. 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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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으로 식사, 생수 수시로 마셔
"아직 퇴원 이야기는 없어, 기침 계속"
31번 환자가 입원 치료 중인 음압병동. 환자제공

"열은 내렸는데, 기침은 아직 멈추지 않네요." 대구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첫 확진자이자, 국내 신천지 신도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는 26일 중앙일보에 "폐렴 증세가 다소 완화되면서, 처음보다 건강 상태가 좋아진 것 같다"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그는 "하루에 약을 세 번 정도 먹고, 검사도 수시로 받는다. 밤에 기침이 심해지면 기침약을 별도로 투약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료진이 친절하게 24시간 잘 치료해주고 대해준다"면서 "하지만 아직 퇴원 날짜는 통보 받지 않았다"고 했다.

31번 환자가 격리돼 치료 중인 대구의 한 음압병동. 환자제공


31번 환자는 "격리 후 가족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해 보고 싶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에 코로나19로 더는 아픈 사람도, 사망하는 사람도 없었으면 한다"고도 했다.

그는 푸른색 비닐 재질의 커버가 씌워진 침대와 냉장고, 벽걸이 TV, 옷장, 심폐소생 관련 장치 등이 있는 대구의 한 음압병동에 격리돼 입원 치료 중이다. 식사는 병원식이 아니라 도시락을 먹는다. 기침이 잦아서, 큰 생수병을 앞에 두고 수시로 목을 축인다. 31번 환자가 있는 음압병실에는 의료진들이 설치한 폐쇄회로(CCTV)가 달려 있다. 화장실 등 병실 내 이동은 혼자 한다. 인공호흡기 같은 별도의 장치는 달고 있지 않다.

중간중간 가래 섞인 기침을 하는 31번 환자는 자신이 코로나19 감염 시작이라는 비난의 글이나 뉴스를 볼 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의 주장은 이랬다.

지난 9일과 16일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볼 때 그는 오전 8시 예배에 참석했다. 9일엔 지인과 같이 맨 앞자리에 앉았고, 마스크 착용 상태였다고 했다. 16일엔 혼자 예배에 참석해 맨 앞자리에 20분간 있다가 화장실이 급해 나갔다고 했다. 이때도 마스크를 착용했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교회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우려된다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해 주의를 줘서 따랐다는 거다.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일요일 예배는 하루 4번 있는데, 아침 8시 예배 참석자는 그리 많지 않아, 다닥다닥 붙어 앉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9일 예배 참석 지인은 음성 판정이었다. 한방병원 입원 당시 3명이 같이 입원실에 있었는데, 다 음성이라고 들었다. 최초 전파자라는 건 억울하다. 왜 이렇게 전파가 되는지 답답한데, 모든 것을 이제 조사해갔으니 보건당국에서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 믿고 기다린다"고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g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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