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미뤄야" vs "6.25때도 했어" '4.15 총선 연기론' 갑론을박

김수완 입력 2020. 2. 26. 14:49 수정 2020. 2. 2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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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선거법상 대통령 결정사항"
미래통합당의 한 행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5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청을 비롯해 모든 국회 건물이 폐쇄되었다. 25일 국회 앞 출입문 차단봉 빨간불이 현재 국회 모습을 보여주고 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4·15 총선 연기론이 국회를 중심으로 대두되고 있다. 확진자가 1000명이 넘어선 만큼, 총선 연기는 불가피하다는 주장과, 총선 연기는 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총선 연기론에 대해 "지금까지 총선을 연기한 적이 없는 것 같다"라면서 "입법부 부재 상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선을 연기한다고 해서 20대 국회의원들의 임기를 연장하는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므로 총선은 그대로 치를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 일정은 그대로 가야지 총선 연기가 되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야당 일각에서 총선 연기를 말하고 있지만 적절하지 않다. 총선과 총선 일정은 국가 질서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경우로 (연기를) 한정하고 있다"면서 "투·개표소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관리될 수 있다면 법에 정해진 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asiae.co.kr

반면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지난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연기를 대통령과 선관위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라며 총선 연기를 주장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총선이 국민의 참여 없이, 대면조차 없이 실시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유성엽 민주통합의원 모임 원내대표도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요즘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방문도 굉장히 꺼리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주 코로나 사태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총선 연기도 저는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총선 연기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사태는 국가적 재난을 넘어 재앙 수준으로 가고 있다. 이 상태에서 선거가 연기되지 않고 제대로 치러질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지난 17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총선 연기 주장과 관련해 "아직은 빠른 것 같다. 6·25 전쟁 때도 선거는 치렀는데 투표율이 낮다고 하더라도 선거는 치러야 할 것 아닌가"라면서도 "50일 후까지 이러한 코로나 사태가 이어진다고 하면 그때 가서 결정하자"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6.25 전쟁 때도 선거는 했다", "코로나 때문에 미루는 건 아니지 않나", "코로나 영향으로 투표율 줄더라도 선거는 해야" 등 총선 연기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직장인 A(25) 씨는 "6.25 전쟁 때도 선거는 했다"라며 "투표율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투표 기간을 연장해서라도 선거는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직장인 B(27) 씨는 "총선 연기는 코로나가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판단 때문 아닌가"라면서 "(코로나가) 국가 재난도 아니고 무슨 총선 연기냐"라고 지적했다.

미래통합당의 한 행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25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 본청을 비롯해 모든 국회 건물이 폐쇄되고 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asiae.co.kr

반면 총선 일정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코로나 유행 중인데 굳이 그 날짜에 투표해야 하냐", "국가 재난 사태에 누가 가서 투표하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20대 누리꾼 C 씨는 "지금 투표율을 따질 때냐"라며 "(코로나가) 언제 어디서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총선을 밀어 붙어야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 연기론과 관련해 선거 연기를 검토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선거 연기를 검토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라면서 "해당 사안은 공직선거법에 나와 있듯 대통령의 결정사항이며 여기에 대해 선관위가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따르면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선거를 시행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때에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대통령이 선거를 연기해야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한편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오전 9시 기준 확진환자가 169명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누적 확진환자 수는 1146명으로 늘었다. 총 감염자 수는 1000명을 넘어섰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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