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병상 요청에 이재명 "어렵다", 박원순 "서울로 오라"

김주영 2020. 2. 2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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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로 연일 확진환자가 쏟아져 나오는 대구시가 병상 확보를 요청한 것을 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놨다.

이 지사는 "경기도민의 불안과 피해 등을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박 시장은 "확진환자, 특히 중증환자들을 서울로 모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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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 속 두 광역단체장 온도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5일 경기 과천시 신천지예수교회 교육관 강제 역학조사 현장 방문을 마친 뒤 발언하고 있다. 과천=뉴스1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중심지로 연일 확진환자가 쏟아져 나오는 대구시가 병상 확보를 요청한 것을 두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놨다. 이 지사는 “경기도민의 불안과 피해 등을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박 시장은 “확진환자, 특히 중증환자들을 서울로 모시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병상 제공을 요청한 것과 관련,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대구의 확진자를 경기도의료원 등에 수용하는 문제는 정말로 어려운 주제”라고 운을 뗐다. 이 지사는 “대의를 생각하면 수용해야 하나, 도지사로서 도민의 불안과 피해, 그리고 경기도에 닥칠 수도 있는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면 수용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오늘 정부에 ‘대구의 민간병원 일반 환자를 내보내 대구지역에 코로나19 환자용 병원을 확보하고, 일반환자를 경기도로 옮기는 (물론 독립되고 안전한 병원으로) 방법’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2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굳은 표정으로 브리핑 자료를 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이 같은 제안을 두고 “일반병원의 협조와 법령에 근거한 강제조치 및 보상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저로서는 적절한 절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민들의 의견은 어떤지 물었다. 앞서 권 시장은 이날 오전 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대구의 병상 부족을 호소하며 대구 환자를 경기도의 병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는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명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 국군수도병원 등 3곳에 모두 28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후까지 경기도 내 시군 등 지자체가 공개한 누적 확진자가 56명에 달해 병상이 부족하다는 게 경기도 측 설명이다. 경기도는 이에 도의료원인 안성·이천·수원병원과 성남시의료원 등 4곳의 20개 격리병상을 추가로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도는 기존 입원환자를 인근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신천지 신도 전수조사가 실시되면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도와주고 싶어도 여력이 없다”고 부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6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서울시장-구청장 긴급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반면에 박 시장은 이 지사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구·경북의 확진환자, 특히 중증환자들을 서울시립병원에 모시겠다”며 “이미 몇 분은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앞으로도 서울의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또 “(서울시의) 대외협력기금을 활용해 대구와 경북에 각 2억원씩 총 4억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감염병) 확산 방지와 예방에 가장 필요한 마스크 16만6000개, 손 세정제 1만1500개 등의 구입을 완료했고 내일 지역주민들께 지원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날 글에서 “감염병을 우습게 보아선 안 되지만 지나치게 두려워해서도 안된다”며 “공포와 불안을 이겨내는 것은 배제와 혐오가 아니라 신뢰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면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게시글 말미에다가 ‘힘내라_대한민국’, ‘힘내라_대구경북’ 등의 문구를 해시태그에 달아올리기도 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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