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1290명 참석했다던 과천 예배..전국서 9930명 왔다"

최모란 2020. 2. 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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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과천본부 조사 명단 확보
서울서 4876명, 타지역 169명 참석
"우한에 지교회" 설교 녹취록 나오자
신천지 "신도 있지만 최근 한국 안와"
지난 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관련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과천시 모 상가에 있는 신천지예수교회 부속기관 모습. [연합뉴스]

두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코로나19)가 나온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과천본부 예배에 9930명이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기도가 26일 밝혔다. 예배 참석자 중 절반은 서울 사람이라고 한다. 대구 신천지 집회에 참석한 경기도민 수도 신천지가 제공한 명단과 경기도가 확인한 명단이 각기 달라 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는 25일 신천지 과천본부에 대한 강제 역학 조사를 진행해 도내 거주 신천지 신도 3만3843명의 명단과 지난 16일 과천본부 예배에 참석한 9930명, 지난 9일·16일 신천지 대구집회에 참석한 이들의 명단 35명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는 신천지 측이 경기도에 통보한 대구집회 참석 경기도 신자 수인 20명에서 15명이 누락된 것이다. 당시 20명 중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15명 중에 확진자가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신도 수 축소 정황은 또 있다. 경기도가 강제 역학 조사에 나서려 하자 신천지 측은 정부에 과천 예배(16일) 참석자인 1290명의 명단을 전달하겠다고 제시했다. 당시 경기도는 이미 과천 예배 참석 인원이 1만 명에 이른다는 첩보를 입수한 상태였다. 실제 경기도가 확보한 참석자 수는 9930명이었다. 이 중 경기도 거주자는 4885명, 서울 거주자가 4876명이었다. 인천시 100명 등 다른 지역 출신도 169명이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질본에서 전해받은 경기도 신천지 명단이 경기도가 직접 조사한 것보다 1974명 적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는 25일 신천지 과천본부에 진입해 강제 역학 조사를 실시했다. 경기도 역학조사관 2명, 역학 조사 지원인력 25명,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2명 등 40여 명이 동원됐다. 사전에 검경과 논의하고 법률 검토를 거쳐 신천지 측이 역학 조사를 거부할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하기로 하고서였다. 이날 강력하게 신도 및 예배 참석자 명단 제출을 거부하던 신천지 측은 체포 가능성 등을 언급하자 이 지사에게 “명단을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각서를 받고 제출했다. 이 지사는 “현장에서 전문요원들이 일일이 확인하며 직접 신도들의 명단을 받았기 때문에 허위·축소 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 명단을 토대로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긴급 전수조사를 벌인다. 총 49명으로 공무원 조사단을 구성해 현장으로 파견했다. 이들은 조사 현장에서 조사서 배부와 회수, 조사 결과 정리·집계 등을 담당한다. 신천지 교회 측에서도 210명이 조사를 돕는다. 이들은 명단에 오른 신도들에게 전화해 신체 증상 및 보건소 검사 여부 등을 묻고 선별진료소를 안내한다.

한편 코로나19의 시발이 된 중국 우한(武漢) 지역에 소속 교회가 없다는 신천지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튜브 채널인 ‘종말론사무소’는 26일 신천지 총회 산하 중국 우한 등지를 관리하는 부산 야고보 지파장의 설교 녹취록을 입수했다며 그 내용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야고보 지파장은 지난 9일 신천지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설교에서 “지금 우한 폐렴 있잖아. 거기가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며 “중국이 지금 보니까 700명이 넘게 죽었잖아요. 확진자가 3만 명이 넘잖아요. 그 발원지가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니까”라고 말했다. ‘우한에 교회가 있고 이곳 신도들이 국내에 들어오며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신천지 측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우한에 367명의 신도는 있지만 2018년에 예배당은 모두 폐쇄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우한 신도가 한국에 입국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중국 우한에는 200명가량의 신천지 교인이 있는데 이들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기 전까지 활동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임선영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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