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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추징법' 합헌.."불법재산 환수 중요"

이혜리 기자 입력 2020.02.27. 14:52 수정 2020.02.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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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헌재 “범죄 정황 알고도 취득한 불법재산 집행 가능”
ㆍ전씨 인척에게 산 땅 소유자 위헌제청 4년 만에 결론

제3자에게 넘어간 공무원의 불법재산도 국가가 환수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가 판단했다.

27일 헌재는 ‘전두환 추징법’으로 불리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9조의2를 두고 법원이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사건에서 재판관 6 대 3 의견으로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위헌제청 4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이 조항은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해 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추징을)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내란 및 뇌물수수 혐의로 1997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받았다. 이후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아 환수 절차가 진행돼왔다.

검찰은 박모씨가 소유하던 서울 용산구 땅이 전 전 대통령의 불법재산이라면서 특례법 9조의2를 근거로 압류했다. 이 땅은 박씨가 전 전 대통령 조카 등으로부터 매수한 것이었다.

박씨는 “불법재산인 줄 몰랐다”며 법원에 압류에 대한 이의신청과 특례법 9조의2에 대한 위헌제청 신청을 했고, 법원이 받아들여 헌재에 심판을 요청했다.

헌재는 심리 결과 이 조항이 개인의 재산권을 합리적 이유 없이 과도하게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특정 공무원범죄로 취득한 불법재산의 철저한 환수를 통해 국가형벌권의 실현을 보장하고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요인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자 하는 이 조항의 입법 목적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며 “제3자가 받는 불이익이 공익보다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쟁점은 추징의 집행을 사전에 당사자에게 통지하지 않고 의견 제출의 기회도 부여하지 않는 점이었다. 헌재는 이를 두고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집행을 미리 알려주면 제3자가 불법재산을 처분해 추징이 어렵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었다.

헌재는 추징 대상이 제3자가 범죄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과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으로 한정되고, 제3자가 사후적으로 집행에 관한 법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면, 기본권을 침해하더라도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했다.

헌재는 “제3자에 대한 처분이 은밀하게 이뤄지는 경우에는 처분 사실 자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제3자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돼 제3자로부터 불법재산을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없는 상황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현행법상의 다른 절차만으로는 범인이 취득한 불법재산을 그 정황을 아는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사실상 불법재산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는 위법 상태를 시정할 수 없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이 조항이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배했다고 봤다. 제3자의 재산에 대한 추징 집행에 맞는 절차를 따로 마련하면 사전 고지나 의견 제출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제3자가 집행을 면탈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데도 그러한 절차가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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