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를 이겨냅시다"..91만원 남기고 떠난 익명의 기부자

박윤균 입력 2020. 2. 27. 16: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일 상암동 주민센터 방문해 봉투 남기고 떠나
"신종 코로나19 점염병(전염병)으로 슬픔과 어렵운(어려움)을 당하신 분들에게 저의 작은 마음과 정성을 전달합니다."

코로나19 우려로 전국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익명의 기부자가 서울 마포구의 한 주민센터를 방문해 돼지저금통과 메모를 놓고 사라져 세상에 훈훈함을 주고 있다.

27일 마포구청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전 11시 50분께 신원미상의 중년남성 A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상암동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이 남성은 주민센터에 근무하던 방문간호사에게 검은 비닐봉투만 남기고 아무 말없이 자리를 떴다. 봉투 안에는 황금색 돼지저금통과 현금이 담긴 봉투 그리고 손바닥 정도 크기의 메모가 들어있었다.

직원이 다급하게 A씨를 뒤쫓아 나갔으나 A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졌다. 현금봉투에는 30만원이 들어있었고, 돼지저금통에는 꼬깃꼬깃 접힌 지폐와 동전 등 60만8470원이 있었다.

A씨가 남긴 메모는 오타가 많은 것이 특징이었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메모에는 "힘드지만(힘들지만) 모든 이웃이 힘이 되어 코로나를 이겨낼시다(이겨냅시다). 고군분토(고군분투)하신 관계공무원들과 헌신하며 봉사하는 모든 분들에게 기도하고 응원합니다"는 글이 적혔다.

A씨로부터 봉투를 건네 받은 상암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A씨는 몇 차례 주민센터를 방문해 안면이 익은 사람으로 상암동 주민으로 보인다"며 "맞춤법도 서툴지만 굉장히 정성스럽게 쓴 메모를 보고 직원들도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마포구청 측은 이 남성이 기부한 금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상암동 지정기탁으로 처리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예정이다.

[박윤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