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갑자기 2000원 마스크 쏟아졌다..수상한 타이밍

김도년 2020. 2. 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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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대책으로 마스크 수출을 막은 지 이틀째인 27일. 중고물품 거래 장터인 '중고나라'에는 포장을 뜯지도 않은 마스크를 장당 2000원대에 팔겠다는 사람이 쏟아져 나왔다. 한 판매자가 "장당 2000원대에 샀고 붙은 가격표대로 팝니다"라고 글을 올리자 이내 누리꾼의 댓글이 붙는다. 한 누리꾼은 "중고나라 마스크 가격이 최고 6000원에서 어제 3000원, 오늘 2000원선까지 떨어졌다"며 "사재기꾼끼리 눈치 보는 중이니 2000원 이상으로 사지 마세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마스크를 대량으로 2000원대에 내놓은 사재기 업자도 있었다. 국세청은 한 업자가 KF94 규격 대형 마스크 30만장을 장당 2800원에 현금 거래로 팔겠다고 제안하는 메시지를 입수했다. 단속반이 압수한 스마트폰을 과학적 수사(포렌식)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다. 국세청 관계자는 "마스크 수출이 막히니까 국내에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한 사재기 업자가 중고나라·카카오톡 등 온라인에서 물건을 속속 팔고 있다"며 "혐의가 드러나면 탈세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세청 단속반은 27일 마스크 사재기 혐의자의 스마트폰을 압수해 과학적 기법으로 조사한 결과, 카카옥톡으로 마스크 대량 거래한 정황을 포착했다. [국세청]


국세청, 온라인 거래 주시
마스크 사재기 일제 단속에 들어간 국세청이 중고나라·쿠팡·카카오톡 등 온라인 거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식 유통업자가 아닌 개인들이 싼값에 마스크를 사재기한 뒤, 현금화하는 장터로 이들 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24일에는 대구 이마트에서 820원에 산 마스크를 중고나라에서 3000원에 판 양심 불량자도 있었다. 쿠팡·위메프 등 쇼핑 애플리케이션에서도 마스크 공급이 늘어날 것을 안 소비자들이 비싸게 산 마스크를 주문 취소하거나 반품을 요청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국세청은 정식 마스크 판매업자라도 코로나19 창궐 이후 폭리를 취한 뒤 세금 신고를 하지 않으면 탈세 혐의를 조사할 계획이다.


업체 263곳에 2명씩 상주해 감시
국세청은 지난 25일 오후 4시부터 마스크 제조사 41곳과 최근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들인 유통업체 222곳 등 263곳에 대한 전방위 점검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가 거래하는 마스크 물동량만 전체의 90%에 달한다. 국세청 조사 요원은 점검 업체당 2명씩 매일 상주하며 마스크 제작·유통 과정 전반을 감시한다.

6일 경기 용인시 한 업체 창고에서 정부합동단속단이 마스크 사재기 단속을 하고 있다. 뉴스1



"中 보따리상 거래자, 즉시 세무조사"
국세청은 점검에 협조 중인 업체 대부분은 마스크를 정상적으로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매점·매석 업체들은 이미 사업장을 폐쇄하고 잠적한 상태다. 다만, 점검 업체들이 대량으로 마스크를 판매한 최종 소비자 일부가 사재기 업자일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국세청은 점검 과정에서 업체들의 최종 판매자 명단을 확보하고, 온라인 장터 등에서 사재기한 마스크를 파는 이들이 없는지 단속할 방침이다. 특히 중국 보따리상과 현금 거래하는 업자는 발견 즉시 세무조사할 방침이다.

임광현 국세청 조사국장은 "지난 26일부터 마스크·손소독제긴급수급조치 시행에 따라 마스크 하루 생산량의 절반을 우체국·농협 등 공적 판매처로 공급하고 있다"며 "마스크 시장이 안정화할 때까지 조사 인력을 총동원해 현장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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