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줌인]머리감는 시간도 아낀 정은경.."힘내요" 응원받는 질본

함정선 입력 2020.02.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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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시간 남짓 잔다는 말에 국민들 응원 이어져
연일 환자 급증세에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에는 '호평'
2015년 메르스 사태 경험 후 양분 삼아 방역시스템 개편
진단시약 신속승인·투명한 동선공개..외신까지 극찬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코로나19 확진환자 만큼이나 건강이 괜찮은지 국민들의 염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이 있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후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아 하루도 빠짐없이 오후 2시면 국민들 앞에 서서 방역 현황과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첫 환자 발생 이후 약 40일, 하루 1시간보다는 조금 더 잔다는 정 본부장의 하얗게 변해가는 머리카락과 점점 초췌해지는 얼굴이 연일 화제가 될 정도다. 머리 감는 시간이 아까워 더 짧게 머리를 자르고 나타난 정 본부장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자는 온라인 운동까지 펼쳐지기도 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사진=질병관리본부)

정 본부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후속조치로 질병관리본부가 차관급 기관으로 격상한 후 첫 수장을 맡은 인물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현장을 지휘했던 전문가이자 첫 내부 승진으로 질병관리본부 내 신망도 두텁다.

연일 환자 수가 최대치를 경신하며 늘어나고 있지만, 정 본부장을 비롯한 질병관리본부를 탓하는 목소리는 그리 많지 않다. 외신에서도 오히려 국내 방역시스템에 대해 호평을 내놓고 있다. 하루 8000건을 소화할 수 있는 진단검사 역량과 확진환자 동선을 꼼꼼하게 공개하는 개방성과 투명성이 호평의 이유다.

◇세계 최대수준 검사역량…메르스 반면교사 삼아 긴급승인 준비

정 본부장은 우리 국민과 외신들이 박수를 보내는 국내 방역시스템을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을 맡았던 그는 사태가 끝난 뒤 대응이 미숙했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의사들과 함께 징계를 받았다. 당시 그 뼈 아팠던 실패 경험이 지금의 개선된 시스템을 만드는 자양분이 됐다.

코로나19가 초반 국내 유입됐을 때만 해도 진단 검사는 최소 하루 이상 평균 이틀이 걸렸다. 판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법이라는 두 차례에 걸친 검사법을 사용했고 검사하는 기관도 질병관리본부와 18개 시도 보건환경연구원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검사를 6시간으로 줄이고 하루 최대 1만건, 앞으로 2만건까지 늘릴 수 있게 된 것은 의약품 긴급사용 승인제도 덕분이었다.

이는 감염병 대유행이 우려될 경우 통상 1년이 걸리는 시약 사용 승인을 질병관리본부가 요청하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한시적으로 긴급 승인하는 제도로 지난 2017년 도입됐다. 메르스 당시 검사가 밀려 진단이 일주일씩 밀리는 사태를 경험했던 질병관리본부가 방역 시스템을 정비하며 나온 제도다. 덕분에 현재까지 한국은 지금까지 약 6만건, 중국 다음으로 많은 수의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하루 소화할 수 있는 검사 물량으로 보면 세계 최대 수준이다.

◇식당 이름까지 공개…“투명한 공개가 국민 신뢰 높인다” 신념

보건당국은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대구 신천지 집단발병이 발생하기 전까지 환자 발생부터 접촉자 수와 환자가 다녀간 식당과 병원 등까지 모두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는 정 본부장이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은 이후 무엇보다 먼저, 그리고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소통 강화 정책에 기인한 것이다.

정 본부장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 정보조차 공개하지 않았던 방역체계를 대폭 개편했고 감염병에 대한 정보는 언론뿐만 아니라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채널을 통해 모두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투명한 정보 공개가 도움이 됐던 것은 2018년 9월 메르스 환자 재유입 때였다. 당시 국내에 메르스 환자가 1명 발생했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당시 메르스가 발생했던 것 자체를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성공적인 방역체계로 확산을 막았다.

그 해 메르스 종료 선언 후 이데일리와 만난 정 본부장은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니 신뢰가 높아졌다”며 “환자 동선이 공개되자 국민들의 제보가 이어졌고 무작정 병원에 찾아가는 대신 1339에 전화하거나 보건소로 연락하는 등 국민들이 감염병 방역대책에 더 잘 따라줬다”고 회고한 바 있다.

◇2018년 메르스 이후 방역 또 정비…‘감염병’ 보는 인식 바꿨다

2018년 메르스를 단 한명의 환자로 막아낸 이후에도 정 본부장은 당시 발생했던 문제점 등을 정리하고 매뉴얼 등을 개정하며 또 다른 감염병 준비를 해왔다. 그 중 하나가 감염병 발생 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역학조사관 양성이다.

정 본부장은 2015년 메르스 이후 역학조사관이 충원되기는 했지만 그 수가 크게 부족하다는 점을 항상 강조해 왔고 역학조사관 처우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또한 정 본부장은 감염병 발생 시 격리돼 치료를 받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파악해 감염병 치료는 국가가 비용과 지원을 전담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신고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에 주력해왔다. 덕분에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질병관리본부 상담센터에 문의 전화가 쏟아질 정도로 국민들 사이에서는 감염병이 의심될 때 병원을 먼저 찾지 않는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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