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0명 감염' 순례단..한 단원 아들 신천지 교인이었다

김정석 2020. 2.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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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다녀온 의성 6번 환자 아들
예비군 중대 근무하는 상근 예비역
처음엔 신천지 교인 사실 부인했지만
대구교회 예배자 명단 나오자 인정
경북 의성군 안계면 안계성당. 이 성당 신도 25명이 지난 8~16일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했다. 성지순례단 39명 중 3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종권기자

39명 중 3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단원 중 한 명의 아들이 신천지예수교(이하 신천지) 교인인 것으로 중앙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성지순례를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북 의성 6번 환자(59·의성군 안사면)의 아들 A씨(27)는 지난 16일 31번 환자(61·여)가 참석한 대구 남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다대지오파 대구교회(이하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의성과 안동, 상주 등 경북 북부 지역민 29명과 서울에 사는 가이드 1명이 성지순례를 다녀온 직후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현재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로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들이 기존 확진 환자와 특별하게 겹치는 동선이 없는 천주교 신자들인 데다, 이스라엘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비교적 코로나19 확산세가 미미한 국가여서다. 방역당국도 거듭된 역학조사에서 확실한 감염 경로를 발견하지 못했다.

의성군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하자 이들이 신천지와 연관성이 있는지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해 왔다.

25일 경북 의성군청에서 김주수 의성군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지역 확산에 대한 호소문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의성군]


A씨는 한때 의성군이 진행한 조사에서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부인했었다. 하지만 경북도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신천지 교인 명단을 전달 받아 이를 각 시·군에 배포한 뒤 A씨는 말을 바꿨다. 그 명단에 A씨 이름이 있었던 탓이다. A씨는 본인이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다고 했다. A씨 역시 지난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성군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A씨는 의성군이 진행한 조사에서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신천지 활동을 한 것은 맞지만 그 후로는 한 적이 없다.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는 참석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예배에 참석한 2월 16일이 성지순례단이 귀국한 날과 같기 때문에 자신을 통해 코로나19가 감염된 것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의 모습. [연합뉴스]


의성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부터 기침 등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경북 의성군 봉양면대대 예비군중대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중 17일 오후 5시 45분 의성군 봉양면 대구약국을 방문했고 18일 오후 2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는 의성군 의성읍 철파부대 교육에 참석했다. 20일 오후 5시 45분에 다시 대구약국을 찾았다. 이어 21일에는 예비군중대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근무했고 퇴근 전 11시 30분 의성군 봉양면 세븐일레븐 의성봉양점에서 도시락을 구입했다. 23일 의성군보건소에서 선별진료소 방문 검사를 한 뒤 최종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의성군 관계자는 “A씨의 진술대로라면 자신의 아버지가 귀국한 날과 자신이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를 보러 간 날이 같기 때문에 누가 누구를 감염시켰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A씨의 진술의 신빙성이 있는지를 따져보는 등 여러 각도로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성=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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