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관도 몰랐던 아베의'전국 일제 휴교'..현장은 '멘붕'

서승욱 입력 2020. 2. 28. 10:27 수정 2020. 2. 2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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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과학성은 봄방학 당기는 안 검토
아베가 "한달간 전국 휴교해야" 강행
지지율 하락 코너몰린 아베의 초강수
준비없던 학부모 학교,기업은 아우성
"20세 이하 감염자 7명인데,과잉조치"

아베 신조(安倍晋三)총리가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확대를 막기 위해 뽑아든 ‘3월 한달간 전국 초·중·고 휴교’요청이 일본 사회에 파문을 던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 전국 초중고에 3월 한달간 휴교 요청을 하면서 일본 사회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6일 신종 코로나 범정부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아베 총리. [AP=연합뉴스]


현장의 준비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던져진 카드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맡길 곳 없는 맞벌이 부부들, 학생들에게 필요한 수업시간 확보와 교과과정 이수가 어려워진 학교들,업무에서 이탈하는 직원들이 늘어날까 두려운 기업들까지 현장은 27일 밤부터 아우성이었다.

이시카와(石川)현 가나자와(金沢)시 등 맞벌이 부부 비율이 높은 일부 지역은 "휴교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휴교 기간 등 모든 것을 톱 다운 방식에 의해 아베 총리가 결정했다"고 말했다.

우리의 교육부에 해당하는 문부과학성에선 당초 ‘3월 하순의 봄방학을 앞당기는’수준의 대책을 검토중이었다고 한다.

아베 총리의 ‘일제 휴교 요청’발언이 나온 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은 기자들에게 "나는 (봄방학을 앞당겨 휴교를)2주정도로 제안했는데,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자신은 사전에 (1개월간의 휴교 요청 방침을)알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라고 했다.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문부과학상. [로이터=뉴스1]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하기우다 문부과학상은 봄방학을 앞당기는 방안을 총리에게 설명했는데, 결과적으로 아베 총리는 ‘전국의 학교가 휴교해야 한다’고 최종 판단을 했다”고 보도했다.

문부과학상이 사전에 몰랐거나, 적어도 문부과학성 차원에선 검토조차 하지 않았던 초강수를 아베 총리가 꺼내들었다는 뜻이다.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발표 직후 문부과학성의 담당 직원들 사이에선 "믿을 수 없다. 학교 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지난 25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신종 코로나 종합대책에도 휴교요청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로부터 이틀 뒤 내려진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대해 요미우리 신문은 "신종 코로나 대응을 둘러싸고 정부에 쏟아지는 비판을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크루즈선 승객·승조원들 사이에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정부의 뒷북대응에 대한 비판이 커졌고, 여론조사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휴교 요청에 대해선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정치권, 특히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일본 중의원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야당의원들로부터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27일 현재 크루즈선을 뺀 일본 국내 감염자 210명 중 20세 미만은 7명뿐이다.

그래서 자민당에서도 "감염자가 나오지 않은 지역까지 일괄적으로 휴교를 하라는 것은 필요 없는 과잉 반응"이란 비판이 나왔다고 한다.

논란이 확대되자 28일 중의원 예산위에 출석한 아베 총리는 "감염확대의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너무나 중요한 시기"라고 이해를 구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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