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제출 명단만 믿던 권영진 시장..결국 고발 조치
"허위 진술로 방역 대책 혼선..추가 고발조치도 검토"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강경이라는 것이 어떤 것을 강경이라고 하는 것이냐. 대구가 미온적이란 이유를 모르겠다."(26일)
"신천지 대구교회가 신도 명단을 누락하고 대구시에 명단을 제출했다. 따라서 대구시는 신천지 대구교회 책임자에 대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28일)
이틀 새 권영진 대구시장의 신천지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 그의 말대로 신천지로부터 신도 명단을 받을 때까지 '설득과 함께 엄청난 압박'을 했지만, 신천지가 제출한 명단은 '허위'였다.
결국 대구시는 책임자를 고발함과 동시에 역학조사에서 신천지 관련 사실을 숨기거나 허위로 진술해 혼선을 초래한 이들에 대해서도 전원 고발 조치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신천지 명단에 대한 섣부른 확신에 대한 잘못을 시인한 셈이다.
대구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전선임을 고려할 때 이를 두고 경기도 등 타 시·도 지자체와의 비교와 함께 뒤늦은 대처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28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전국에 2337명으로 이중 대구의 확진자는 1597명으로 약 66.7%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시의 이날 확진자 수는 전날(1132명)보다 447명이 늘었다. 이는 이틀 연속 400명대의 확진자 발생이자 지난 18일(1명) 집계를 시작한 이래 하루 발생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대구지역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이 교회와 관련된 확진자들이 쇄도하고 있어 감염확산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권 시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대구시가 관리하던 신천지 교인 명부와 대조한 결과, 다른 지역의 신천지 교인이 222명이 있었다. 신천지 교육생 1761명 등 1983명이 관리 대상으로 추가돼 총 1만252명이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대구교회가 신도 명부를 누락하고 한 것에 감염병 예방 관리 법률에 따라 고발 조치 등 강력 대응할 것"이라며 "허위 진술해 감염병 관리 대책에 혼선을 취하게 한 사람들도 전원 고발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간 대구시는 자체 조사를 통해 확보한 명단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서 확보한 명단이 8269명으로 일치한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찌감치 이 명단이 신천지 측에서 제출한 명단으로 믿지 못한다고 반발했고, 과반수의 확진자가 있는 대구시가 경기도처럼 신천지 명단 확보를 위해 강제집행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기도의 경우 질병관리본부가 신천지에서 받았다는 경기도 신도 명단(3만1608명)과 경기도가 강제역학조사를 통해 밝힌 신도 명단(3만3582명)이 약 2000명의 차이가 있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의 최전선 대구도 강제역학조사가 필요하단 의견도 있었다.
이에 권 시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다른 시도에 비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강경이라는 것이 어떤 것을 강경이라고 하는 것이냐"고 되물은 뒤 "우리는 이미 명단을 다 확보했다. 다른 시도에서는 아직 자가격리조치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는 자가격리조치는 물론 상당 부분 검체조사까지 마친 상태"라고 답했다.
이어 "신천지 관련 시설은 이미 다 폐쇄해서 경찰과 공무원들이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대구가 미온적이란 이유를 모르겠다"며 "경찰과 공무원이 (교회) 안으로 들어가 뭐가 있는지 캘 수 있는 권한은 없다. 명단을 받을 때까지 설득과 함께 엄청난 압박을 했다. 자가격리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법에 따라 엄벌하겠다고도 했다. 대구가 가장 강력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날 신천지가 제출한 명단은 허위였고, 대구시는 고발 조치 등 강경책을 꺼냈다. 아울러 추가 확인된 약 2000명에 대해선 소재 파악, 격리 조치, 검체 등 일련의 과정과 함께 타지역으로 분류된 1068명에 대한 전수 조사도 진행해야 한다.
이로써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구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신천지에서 비롯됐다는 평이다. 대구에서는 신천지교회 신도 위주로 검사가 진행 중이어서 향후 추가 확진자의 대부분은 이 교회 유증상자에게서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권 시장은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전수조사 대상자가 늘면서 대구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에는 7000~8000명가량이 남았다"며 "이분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ddakb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박향미 목사 "이만희, 머리 긴 여인과 청평별장서 가지치기"
- "현장 너무 힘들다" 인터뷰 중 울어버린 대구간호사회장
- 정봉주 '비례' 열린민주당 창당 "돌 맞아도 제1당 주면 안돼"
- 진중권 "황교안 전도사 뭐하냐..'온라인 예배' 호소하라"
- "참 다행..내 덕에 많은 생명 건졌다" 31번 신천지 환자 궤변
- 당신은 속고 있었다..코로나 10대 '가짜 뉴스'
- 이준석 "文탄핵 청원 추천수 조작 장면 포착"
- 기부 액수로 욕먹는 이시언 '100만원에 생색?'
- '폭풍이 믿음 뺏으려'..이만희, 3번째 특별편지
- '똑똑' 마스크 주며 포교..신천지 '오싹 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