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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5개월 전 WHO의 경고 "팬데믹 위험 커졌다..세계 GDP 5% 손실"

한애란 입력 2020. 02. 29. 06:00 수정 2020. 02. 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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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팬데믹(pandemic·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문가 그룹인 세계준비감시위원회(GPMB)가 발표한 첫 번째 연례보고서에 담긴 경고였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이 보고서가 다시 주목 받는다. 보고서 제목은 ‘위험에 처한 세계(A world at risk)’이다.


팬데믹 발생 시 GDP 3조 달러 감소

미국 FDA가 27일(현지시간) 제공한 코로나19 이미지 그림. AFP=연합뉴스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가능성을 키우는 건 기술의 발달이다. 과학기술 개발로 질병 유발 미생물을 조작하거나 재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치명적 생물학적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다. 교통발달로 인구 이동과 여행이 급증하면서 바이러스의 이동 속도가 빨라진 점도 대비를 어렵게 만든다. 도시화로 인구가 집중된 점도 위험요인이다. 게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신속하게 전파되는 각종 ‘가짜뉴스’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이를 근거로 GPMB가 추정한 팬데믹 시나리오는 절망적이다. 이 보고서는 1918년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만큼 치명적인 호흡기 전염병이 전 세계에 대유행하는 경우를 가정해 그로 인한 손실규모를 예상했다. 그 결론은 ‘전 세계 최대 8000만명 사망,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4.8%에 해당하는 3조 달러(약 3600조원) 감소’이다. 그야 말로 재앙 수준이다.

스페인독감보다는 치사율이 낮은 신종 호흡기 전염병으로 인한 팬데믹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전 세계 GDP의 2.2%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어떤 경우에도 팬데믹이 되면 전 세계 경제의 큰 타격은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신종플루 팬데믹, 약 66조원 손실

과거 주요 전염병의 경제적 손실 규모. GPMB 연례보고서

이러한 추정치는 과거 주요 전염병의 사례를 근거로 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에피데믹(epidemic·국지적 유행) 당시 경제적 손실은 400억 달러(약 48조원)에 달했다. 2009년 신종플루(H1N1) 팬데믹이 초래한 비용은 450억~550억 달러(약 54조~66조원)로 추정된다. 2014~2016년 일어난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발생으로 인한 경제·사회적 손실은 530억 달러(약 64조원) 규모다.

보고서는 팬데믹을 막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 “정부 지도자들이 팬데믹을 막기 위해 투자할 것”을 권고했다. 각국 정부가 심각한 전염병 위협이 닥쳤을 때만 반짝 노력하다가 위협이 가라앉으면 잊어버리길 되풀이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너무 오랫동안 전염병에 관해 ‘공황’과 ‘방치’의 사이클을 반복해왔다”며 “국가와 세계의 보건 안보를 위해 각국 지도자가 상당한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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