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만원 현금 주는 홍콩 등 전세계 코로나 대응에 53조 쓴다

2020. 3. 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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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주요국 줄줄이 경기부양책
수능 응시료 면제·관광객 모은 SNS스타에 인센티브
독일·호주도 나설 채비..중국은 여전히 통화정책만 '만지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집중 발생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홍콩인 승선객들이 지난달 20일 귀국해 버스에 나눠 타고 격리시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다양한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코로나19로 인해 침체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현재까지 각국이 내놓은 대책 규모를 합치면 이미 53조원이 넘는다.

1일 홍콩 2020/2021 예산안을 보면 홍콩은 코로나19에 대응해 1200억 홍콩달러(약 18조6000억원)를 편성했다. 여러 정책 가운데서도 18세 이상 영주권자에게 1만 홍콩달러(약 155만원)를 지급하기로 한 방침이 가장 눈에 띈다.

현금 지급 대상자는 약 700만명, 소요 예산 규모는 710억 홍콩달러(약 11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팩트북에 따르면 홍콩 인구는 750만명(2019년 7월 기준)이다. 공공 주거 시설에 사는 저소득층 세입자를 위해 한 달 치 월세를 정부가 내주고, 홍콩의 수능에 해당하는 시험의 응시료도 면제한다.

부진을 겪고 있는 사업체를 돕기 위해 최대 200만 홍콩달러까지 저금리에 3년 만기로 빌려주는 융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근로자를 위해서는 근로소득세를 최대 2만 홍콩달러 한도 내에서 100% 깎아줄 방침이다.

대만은 600억 대만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의 경기 부양 패키지가 이미 국회를 통과한 상태다. 패키지에는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체에 대한 보조금과 버스 기사에 대한 세금 감면, 유명 관광지인 야시장에서 음식을 살 수 있는 바우처 제공 등이 담겼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가운데서는 말레이시아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관광업 등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2020 경기 부양 패키지'를 발표하고 200억 링깃(약 5조7000억원)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버스·택시기사 등 대중교통업계 종사자에는 단발성으로 600 링깃(약 17만2000원)을 지원하고 의사와 보건업계 종사자에는 매달 400 링깃의 특별수당을 준다. 호텔과 여행사, 항공사, 쇼핑몰 등에는 전기세를 15% 깎아주는 한편 납세 의무도 6개월 유예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10조3000억 루피아(약 9000억원) 규모의 부양책을 발표했다. 부양책은 관광업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10대 관광지로 향하는 항공료의 30%를 깎아준다. 항공사와 여행사,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가 해외 관광객을 끌어모을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관련 예산은 2천985억 루피아(약 252억원) 상당이다.

싱가포르는 836억 싱가포르 달러(72조6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발표하며 이 가운데 56억 싱가포르 달러(약 4조8600억원)를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영향 최소화를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여행업체에는 재산세 30%를 환급하고 호커센터(야외식당가) 입주업체는 월세 1회를 면제한다. 이와 별도로 8억 싱가포르 달러(약 6900억원)는 보건부에 배정해 코로나19 퇴치에 사용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기존에 내놨던 4조원 규모의 대책과 지난달 28일 발표한 16조원 규모의 '코로나 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약 53조원 규모의 예산이 잡혀 있는 셈이다.

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독일 정부가 만약 코로나19로 경제가 타격을 받을 경우 부양책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정부의 조치가 통상적인 느낌의 경제 부양 패키지가 아닐 것이라고 시사하기도 했다. 호주 역시 교육과 관광 부문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다고 보고 경기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발원지이자 확진자가 가장 많이 확인된 중국이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중국은 아직은 대형 경기 부양책을 내놓기보다는 금리 조정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2월 초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입찰금리를 3.25%에서 3.15%로 내렸고, 이에 따라 최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도 4.15%에서 4.05%로 낮아졌다.

이와 별도로 7일물과 14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RRP) 입찰금리를 0.1%포인트씩 내려 2.4%, 2.55%로 책정했다. 류궈창 인민은행 부행장은 최근 "적정한 시점에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통해 은행들이 소형 업체와 포용적인 융자 제공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통화 정책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당장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되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중국 금융회사 룽360의 지난달 11∼17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1.4%가 코로나19 확산이 멈추더라도 소비를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S&P 글로벌도 올해 1분기 중국 요식업 매출이 1년 전의 45∼5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이 즉각적인 소비 진작 효과를 내려면 재정정책, 그 가운데서도 홍콩이 택한 직접적인 가계 지원 방식이 도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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