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영화관 관객·매출 역대 '최저'.."메르스때보다 절반 이상 급감"

최동현 기자 2020. 3. 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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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객·월관객·월매출 16년 만에 최저..통계 이래 처음
'8년 만 최저' 1월 관객보다 56%↓.."메르스보다 위험'
2일 서울의 한 대형 영화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를 쓴 관객들이 매표소로 향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올해 2월 극장가 관객수와 매출이 16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일일 관객수도 16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일일 관객·월 관객·월매출이 한꺼번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직후인 2015년 6월보다 월 관객수는 680만명(48%), 월매출은 542억원(46%) 급감했다. '대구·경북 사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시장이 전례없이 얼어붙은 탓이다.

◇일관객·월관객·월매출 16년 만에 최저…"사상 처음"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올해 2월 전국 영화관 관객수는 734만7078명, 매출액은 620억9456만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2월 기준 관객수와 매출액 모두 2004년(관객 311만명·매출액 195억원)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역대 전체 기준 관객수는 2008년 4월 733만명 이후 11년10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역대 매출도 2009년 8월 606억원 이후 10년6개월 만에 바닥을 쳤다.

업계는 올해 2월 실적을 '사상 최악의 성적표'로 평가한다. 영진위가 국내 영화산업통계를 낼 때 '스크린 가입률'이 99%를 달성한 2011년을 기준점으로 삼는다. 이전 데이터는 스크린 가입률이 낮아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곽서연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정책 연구원은 "2011년 이전 수치는 스크린 가입률이 낮아서 정확한 비교가 어렵다"며 "2011년부터 통계를 따져보면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일 관객수가 사실상 처음으로 10만명 아래로 내려간 점도 경종을 울리는 신호다.

영진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일일 관객수가 7만7073명으로 떨어진 이후 Δ25일 7만6277명 Δ27일 8만3006명 Δ28일 8만9331명으로 연달아 10만명을 밑돌았다. 지난달 18일 '31번 확진자'가 나온 직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한 시기다.

일일 관객수가 7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이후, 10만명을 미달한 것은 2005년 4월 이후 처음이다. 2004년 스크린 가입률은 68%, 2005년은 83% 수준이었다.

곽 연구원은 "일일 관객수가 1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경각심이 급격하게 확산하면서 최저 관객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 영화업계 관계자는 "극장가가 유례없는 직격탄을 맞았다"고 우려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메르스' 사태보다 관객·매출 48% '뚝'…"업계 비상"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극장가 충격'이 메르스 사태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메르스 사태에는 없었던 '극장 폐쇄' 변수가 터진 데다 다중이용시설을 기피하는 경향이 비교할 수 없이 강해진 까닭이다.

실제로 극장가는 두 달 연속 '최저 관객수'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 1월 관객수는 8년 만에 최저치인 1684만명에 그쳤다. 하지만 2월에는 관객수가 56.4% 증발하면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매출도 전월 대비 56% 급감했다.

'메르스 사태'와 비교하면 극장가의 부진은 더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2015년 5월 국내 첫 메르스 확진자가 나온 직후 6월 영화관 관객수는 전월 대비 19.6%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8% 감소했다. 메르스보다 코로나19 사태의 관객수 및 매출 감소 폭이 3배가량 높은 셈이다.

메르스 사태와 코로나19 사태의 관객수·매출을 직접 비교하더라도 이번 사태 들어 관객수는 48.2%, 매출은 46.6% 더 쪼그라들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극장가 관객수가 걷잡을 수 없이 줄면서 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며 "흥행 기대작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상영 예정작들이 대거 연기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산학계도 올해 극장가의 부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연구에 착수했다. 곽 연구원은 "곧 메르스와 코로나19 사태를 비교·분석한 결산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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