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10명 내보낸 키즈카페.. 파출부·일용직들 갈곳 잃어
편의점·식당 등서 잇따라 해고.. 인력사무소 구인 문의도 급감
지난 28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한 식당. 점심시간이었지만 식당은 텅 비어 있었다. 평소엔 줄을 서야 했던 곳이지만, 이날 점심 손님은 딱 1팀밖에 없었다. 식당 사장은 "코로나 때문에 며칠 전부터 손님 발길이 거의 끊어졌다"며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3명인 직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우한 코로나 사태로 바닥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그 여파로 파출부,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고용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약자(弱者)인 이들이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고 있는 것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경제에 충격이 쌓인 상태에서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자영업자 등이 거의 무너지고 있다"며 "아직은 임시 일용직 위주지만 시차를 두고 고용 충격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식당 손님 끊기며 식당 일자리도 급감
코로나로 사람들이 외식을 꺼리면서 식당가엔 손님 발길이 끊겼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의 생태탕 가게도 점심시간 손님이 1팀에 그쳤다. 평소엔 번호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손님이 몰리던 곳이다. 인근 다른 식당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달 초 문을 연 대구의 한 일식당은 개업 후 첫 일주일 동안은 하루 평균 75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2주 후엔 하루 평균 21만원으로, 2월 말엔 8만원까지 떨어졌다. 이 식당은 결국 지난 23일부터는 점심 장사를 접었다.
식당들은 대개 월급을 주는 종업원들이 쉬거나 손님이 몰려 일손이 달리면 인력사무소를 통해 대체 인력을 구한다. 하지만 인력사무소엔 최근 이런 문의가 대폭 줄었다. 서울 관악구의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전에는 설거지 등 잡일을 하는 아주머니들을 인근 식당에 하루에 70~ 80명씩 보냈는데, 요즘은 40명도 채 안 된다"며 "식당에선 원래 있던 종업원들도 손이 남아도는 상태라 굳이 하루짜리 파출부를 쓸 이유가 없다"고 했다.
◇쪼그라드는 아르바이트 일자리
서울 중랑구에서 독서실 총무로 일하던 양모(27)씨는 지난 20일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로 독서실에 오는 중·고교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월 말은 개학 직전이라 신규 회원이 몰리는 시기지만 코로나로 신규 회원은커녕 기존에 다니던 회원마저 빠져나갔다.
대학생 김모(24)씨는 작년 11월부터 주말과 공휴일에 아르바이트를 하던 부산의 한 키즈카페에서 해고됐다. 한 번에 아이들 30명을 받을 수 있는 규모인데, 하루에 오는 아이가 5명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이 키즈카페에서만 김씨를 포함해 아르바이트생 10명이 한 번에 일자리를 잃었다.
경기도 고양의 한 편의점에서 8개월째 아르바이트하던 최모(25)씨도 최근 사장으로부터 "2주간 시간을 줄 테니 다른 알바 자리를 찾아보라"는 통보를 받았다. 편의점은 맞은편 도서관이 코로나로 무기한 휴관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최씨는 "사장님 형편도 이해는 가지만 막막하다"고 했다.
경북 예천의 한 도시락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설모(24)씨도 올해 6월까지 일하기로 돼 있었지만 지난 16일 밤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듣고 해고됐다. 가게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단체 주문이 끊기며 매출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작년 12월부터 목·금요일 4시간씩 대전 반석동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박모(26)씨도 최근 해고됐다. 박씨 대신 사장이 혼자 매장을 챙기기로 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PC방은 손님이 30% 이상 줄자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생 2명을 지난주부터 격일로 번갈아 가며 나오게 하고 있다.
알바 채용 공고도 줄고 있다. 아르바이트 중개 사이트인 '알바천국'에 지난 24~25일 이틀간 올라온 구인 공고는 작년보다 20%가량 줄었다. 아르바이트 중개 앱인 '알바콜'도 지난 21일을 기점으로 신규 구인 공고 등록이 주춤한 상태다. 또 다른 앱인 '급구'의 구인 공고도 작년보다 20%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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