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마스크 다신 안 산다"..3시간 줄서 5장 구매 '불만폭발'

김평석 기자 2020. 3. 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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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더 주더라도 편하게 사는 곳으로 가겠다. 다시는 여기서 안 산다."

농협 하나로마트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가 판매된 첫날인 지난 1일 마스크를 사기 위해 농협을 방문한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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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만 서다 돌아가고 '더 달라' 실랑이..농협 "우리도 힘들었다"
오늘 200장 판매·향후 판매 물량도 몰라..'정부 생색만 냈다' 지적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용인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이날 줄은 마트를 에워쌀 정도로 길게 늘어섰다. © News1 김평석 기자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돈을 더 주더라도 편하게 사는 곳으로 가겠다. 다시는 여기서 안 산다.”

농협 하나로마트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가 판매된 첫날인 지난 1일 마스크를 사기 위해 농협을 방문한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이 폭발했다.

상당수의 사람들은 3시간 넘게 줄을 서 있다 구매도 못하고 돌아가야 했다.

마스크 첫 판매 개시 시간인 지난 1일 오후 2시께 경기 용인시 이동읍 농협 하나로마트.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의 줄이 하나로마트 부지 전체를 에워싸고 있었다. 못돼도 400~500명은 넘어 보였다.

줄은 3시간이 지나도 크게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상당수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사지 못하고 줄만 서 있다 돌아가야 했다.

차량으로 온 사람들 가운데서도 주차할 공간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길게 늘어서 있는 줄을 보고는 핸들을 돌리는 경우가 잇따랐다.

오후 1시 30분에 와 3시간 만에 마스크를 구입했다는 A씨(50·여)는 “너무 짜증났다. 앞으로는 돈을 더 주더라도 편하게 사는 곳으로 가겠다. 다시는 여기 안 온다”며 “사람들이 밀집해 줄을 서고 있는데도 손소독제도 비치해 놓지 않았다. 비접촉식 열 체크도 ‘원하는 사람만 해주겠다’고 해 응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1인당 5장만 한정해 판매하다보니 마스크를 사기 위해 마트를 찾은 이들은 가족단위가 많았다.

엄마와 함께 왔다는 B군(13)은 “다리가 너무 아팠다. 기다리기 힘들어 왔다갔다 하기도 했다”며 “오래 기다렸는데 달랑 5장만 사다보니 허탈했다”고 말했다.

“더 달라”는 실랑이도 빚어졌다.

50대로 보이는 남녀는 마스크를 산 뒤 “돈을 더 줄 테니 10장이든 20장이던 더 팔아라”고 직원에게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농협측의 무성의와 준비부족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C씨는 “한정 판매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면 몇 명에게 팔 수 있다는 게 정해져 있는데 긴 줄을 보고도 방치했다”며 “번호표를 나눠주고 판매량이 넘어선 뒤 오는 사람은 돌아가게 했으면 됐을 텐데 그러지 않아 늦게 온 사람들은 무작장 기다리다 돌아가야 했다”고 토로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용인의 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줄을 서 있는 사람들. 이날 줄은 이 마트를 에워쌀 정도로 길게 늘어섰다. © News1 김평석 기자

판매되는 마스크의 종류와 가격에 대한 설명 부족도 불만을 샀다.

이날 이곳에서는 1000원 짜리와 1250원짜리 두 종류의 마스크가 판매됐다.

전체 판매량 3200장 가운데 1000여장만 1000원 짜리였다.

그런데 농협측이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다 1000원짜리가 몇 장 남지 않았을 때가 됐어야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D씨는 “다들 1000원 짜리를 파는 줄 알고 5000원을 들고 서 있었는데 갑자기 농협측이 뒤에 있는 사람들은 돈을 더 준비해야 한다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곳 매장의 물건이 동이 나 물건을 구입하지 못하자 정부가 농협에게만 좋은 일 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둘째날인 2일에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개수가 40명 분량인 200장으로 급감했다.

농협 관계자는 “상품본부에 문의하니 정확한 판매물량에 대해 내려 온 게 없다고 했다”며 “3일에는 판매를 할 수 있을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발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물량도 확보하지 않은 채 생색을 내기 위해 첫날 다량의 마스크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주말이라 쉬는 직원도 있는데 줄을 세우고 판매 물량 분류하고 여러 작업을 해야 해 힘든 점이 많았다”며 “첫날이라 우리도 당황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다른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ad2000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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