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여당 비례 꼼수 땐 '지역구 대결'

김윤나영 기자 입력 2020. 3. 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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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수도권 등 단일화 급한 ‘여야 박빙 지역’에 후보 배치하기로
ㆍ“개혁세력 비극으로 귀결”…여당선 ‘비례정당 연대론’ 확산

플랫폼정당 ‘시민을 위하여’(가칭)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인 우희종 서울대 교수(오른쪽에서 네번째)와 최배근 건국대 교수(다섯번째)가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창당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비례 위성정당’ 갈등이 확전되고 있다. 민주당이 시민사회 중심의 비례통합당(가칭) 참여를 검토하는 쪽으로 기울자, 정의당이 4·15 총선 접전 지역구에 자당 후보들을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그간 두 정당은 주요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뤄 보수 야당에 맞서왔다. 정의당이 지역구 선거 완주를 고수할 경우 수도권 등 박빙 지역에서 범여권 균열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2일 수도권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이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정의당’이라는 연대 공식을 깨면서 이젠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날 현재 정의당의 지역구 예비후보 53명 중 31명(58.5%)이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 지역엔 20대 총선 당시 2000여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곳도 있다. 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900표(0.94%포인트) 차이로 이긴 경기 고양을이 대표적이다. 이번엔 정의당 박원석 후보가 출마를 확정하면서 두 정당 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정의당의 후보 단일화 실패로 다른 정당 후보가 당선된 곳도 있다. 수도권 중심의 지역구가 대부분으로 이번 총선에서 도전장을 낸 정의당 후보들이 적지 않다. 서울 관악갑(국민의당 김성식)과 경기 안양동안을(새누리당 심재철)은 정의당 후보들의 득표수가 현역 의원과 2등 후보와의 득표 차이를 웃도는 지역이다. 특히 정의당 정진후 전 의원이 1만6581표(19.01%)를 받았던 안양동안을은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과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경합하고 있다. 김종대(충북 청주상당), 여영국(경남 창원성산), 이정미(인천 연수을) 의원 등도 민주당 후보들과 경쟁하고 있다.

두 당의 지역구 대전은 확전할 조짐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비례민주당 카드에 대응해 정의당도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경남지역에도 후보를 더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론’에 대해 “민주당이 수구세력의 꼼수에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다면 모든 진보·개혁 세력의 비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민주당은 시민사회 주도의 비례통합당 참여 검토와 별개로 일단 이날부터 비례대표 후보자 면접 심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비례정당 연대론’이 커지고 있다.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은 MBC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의 비례정당 참여에 대해 “공론의 뜻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외부와의 연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최재성 의원은 “민주당은 단 한 명의 비례대표 후보도 내지 말아야 한다”며 비례대표공천관리위원회 해체를 주장했다.

민주당은 서울 중·성동을에 박성준 전 JTBC 보도총괄 아나운서팀장을, 경기 평택을에 김현정 전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을 각각 전략공천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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