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대구경북 코로나19 방역 최전선 대구동산병원에 가다

김장욱 2020. 3. 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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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0여명 의료진, '코로나19' 사투 중..24시간이 부족, "시민들 응원 큰 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이 착의실에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동산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3일 오전에 찾은 대구·경북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하 병원) 주변은 평소와 달리 너무나 조용했다. 국내 3대 전통시장 중 하나인 서문시장을 마주하고 있어 평소 주변 도로는 병원과 시장을 찾는 자동차와 사람들로 북적였다. 하지만 이날은 확진자를 옮기는 구급차들만 분주하게 오갈 뿐 자동차도, 사람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서문시장이 '코로나19' 여파로 2월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문을 닫고, 2일부터 문을 열었지만 3일부터 며칠간 단축영업(오전 10∼오후 5시)에 들어간 영향이 매우 컸다.

병원에는 납품을 위해 이곳을 찾은 일부 납품업체 및 병원 관계자 그리고 병원을 경비하는 경찰들만 간간히 보일 뿐 찾아오는 사람도 없이 한적하기만 했다.

■병원 입구는 구급차 행렬...소득 등 방역에 전념
반면 예전 신장투석실로 활용되던 신장센터 입구 주변에는 전국에서 동원된 구급차들로 혼잡스러웠다.. 이곳에는 확진자와 이를 맞는 의료진, 구급대원들의 바쁜 손길로 분주했다. 의료진들은 확진자가 도착하면 신원을 파악한 뒤 바로 병원 안으로 이동시켰고, 방역 관계자들은 한치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구급차 내·외부에 대한 소독에 곧바로 돌입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구급차를 이용,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으로 입원하고 있다. 사진=계명대 제공

하지만 병원 내부는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거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지난달 21일부터 대구·경북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후 병원에는 270여명의 의료진, 일명 '코로나19 전사'들이 24시간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대구 달서구 신당동) 소속 의료진 220여명과 국군의무사령부, 공중보건의, 대구시의사회 등 외부인력 50여명이다.

■의료인력 턱업이 부족...확진자 수용관리 한계
이들은 밤새도록 불이 켜져 있는 비상대책본부와 입원병동에서 환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밤낮없이 관찰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퇴근 후에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가야 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소위 24시간 대기상태다.

불철주야 확진자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서영성 병원장은 "코로나 비상사태를 하루빨리 극복하기 위해 24시간도 모자라 자기일에만 매진하는 교직원과 의료진들이 너무 고맙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레벨D 보호구를 벗으면 땀범벅이 된 의료진들이 늦은 식사를 해결하는 모습, 가족에게 혹시 전파될까봐 집에도 안들어가는 의료진들의 모습은 정말 눈물나게 애처롭다"며 의료진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서 원장은 그러면서 "이곳 상황은 정말 녹록치 않다"면서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 민·군·관이 합심해 의료인력을 지원하고 있지만 확진자를 수용 및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다만 지쳐있는 의료진들에게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시민들의 파이팅이 있기에 열악한 조건에서도 새 힘이 생기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들의 노력을 응원하는 기부도 급증하고 있다. 마스크, 체온계, 무전기, 과일, 컵라면, 치약, 칫솔, 빵, 현금, 음료 등 개인이나 단체, 기업체 등 전국의 각계각층에서 사랑의 손길을 보태고 있다.

현장에서 고군분투 중인 의료진들은 "힘들어 지쳐있다가도 비상대책본부 앞에 쌓인 기부물품을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고 힘이 난다"며 "시민들께서 보내주신 따뜻한 손길에 몸은 힘들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보람된 마음으로 진료 현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병원 내 의료진과 지원인력은 "여기가 아니면 어디에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밤낮을 잊은 채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환자 안전에 땀방울을 쏟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서영성 대구동산병원장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는 '코로나19' 확진자 3명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건강을 기원했다. 사진=동산병원 제공

대구동산병원은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후 기존에 입원 중이던 환자 130여명에게 동의를 구한 후 퇴원 및 전원 조치했다., 40여명의 환자들은 이날 오후부터 동산병원으로 순차적으로 이송, 병원 전체를 비웠다. 현재 총 8개 병동 303병상 규모의 '코로나19' 확진자 전용 병실을 운영 중이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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