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입국제한 살펴보니..中 '과도' 日 '소극적' 韓 '신중'

최종일 기자 2020. 3. 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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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국내 비판 불구 中입국 전면 금지 하지 않아
中 13개 지방정부 입국제한..日, 韓 여행 경보 상향
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여성이 거리를 걸어가고 있다.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감염병 유입 차단을 위해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이 서로 상대를 향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발생국인 중국은 지도부가 지난달 초부터 '전시 태세 돌입'을 선언한 뒤 후베이성을 봉쇄하고 주요 도시 간 이동을 막았으며 사유재산을 통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코로나 사태에 강력 대응해 왔다.

그런던 중 지난달 하순들어 중국 내 확산세가 꺾이고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자, 중국 지도부는 코로나19 재유입 가능성에 바짝 긴장하면서 지방정부 중심으로 과도할 정도로 한국과 일본 국민에 대한 입국제한에 나섰다.

특히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통해 일본 내 확진자가 속출한 데 이어 대구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한국의 협력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들을 막거나 강제 격리하는 중국의 지방 정부가 하나둘씩 생기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선 중국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졌다.

중국이 사전 협의나 통보없이 격리 조치 등을 취하자 외교부는 지난 26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또 강경화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관 통화에서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과도한 통제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3일 기준으로 입국 절차를 강화한 중국의 지방정부는 산둥성,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광둥성, 푸젠성, 상하이시, 장쑤성, 저장성, 톈진시, 충칭시, 산시성, 쓰촨성 13곳이다. 이들 대다수 지역은 일본발 입국자에 대한 절차도 강화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나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강 장관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19 피해자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중국 정부와 국민이 합심해 (코로나19) 대응에 매진하고 있고, 국제사회와도 협력하고 있는 만큼 사태가 조속히 마무리되고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외교부 제공)2020.2.16/뉴스1

반면 한국과 일본은 중국발 입국금지를 일부 지역에 한정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2주 이내에 후베이성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지난달 4일부터 막았다. 일본은 2월1일부터 후베이성에서 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은 데 이어 지난달 13일엔 금지 지역에 저장성을 포함시켰다.

국내에서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때 거세게 일기도 했지만 우리 정부는 방역의 실효적 측면과 국민의 이익을 고려했을 때 중국인 전면 입국 제한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관련 논란을 겪었다. 일본의 경제 주간지 도요게이자이는 지난달 26일 일본 정부가 주저하는 것과 관련해 입국을 전면 막으면 일본 관광 산업,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방일, 도쿄올림픽 개최가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이며 그런 친구는 서로를 살피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 각계는 관심과 위문, 많은 도움과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전한 데엔 한국이 입국 금지 지역을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지 않고 배려한 것이 일정한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의 경우, 일본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승객의 국내 입국에 대해선 '특별한' 제한이 없다. 현재 중국발 항공기 승객에 대해 적용하는 '특별 입국 절차'와 같은 제한을 두고 있지 않는 것이다. 반면 일본은 지난달 27일부터 입국 전 14일 이내 대구와 청도를 방문 후 입국한 외국인 대상으로 입국금지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대거 확인된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뒤쪽)가 정박 중인 일본 요코하마 항에서 16일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흥미로운 부분은 삼국이 모두 자국민의 상대국 방문을 원천 차단하진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1월25일부로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권고)로 격상하고, 사흘 뒤엔 중국 전지역(홍콩·마카오 포함, 대만 제외)에 2단계(여행자제)를 발령했다.

일본은 지난 2월 14일 후베이성 전지역과 저장성 원저우시에 대해 감염증위험정보를 3단계(여행중지 권고)로 높이고, 그 이외에 지역에 대해선 2단계(불요불급한 여행 삼가)를 유지했다.

중국도 한국과 일본에서 감염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한국으로의 여행을 막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해 "여행주의보 발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지난달 25일 대구와 청도에 2단계(불요불급 여행 삼가)를 그외 한국 전역에 1단계를 발령하더니, 지난 1일엔 대구와 청도에 대해 경보를 3단계로 높였다. 하루 뒤인 2일엔 3단계 지역에 경북 경산과 영천, 칠곡, 의성, 성주, 군위를 포함시켰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경북에는 2단계를,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한국 전역에는 1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3단계 발령은 해당 지역이 1만명당 감염자 수가 무척 높다는 점과 미 국무부가 지난달 29일 대구 지역에 4단계(여행 금지) 여행 경보를, 그 이외 한국 전역에 3단계(여행 재고)를 경보를 발령한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국민이 일본을 방문할 경우 일본 내 감염자 확산 추세를 감안해 지난달 29일 일본 전역(후쿠시마 원전 반경 30km 이내 및 일본 정부 지정 피난지시지역 제외)에 대한 1단계(여행유의)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3일 오전 7시 기준 일본 내 감염자수는 전일 대비 20명 증가한 979명이며 사망자 수는 12명이다.

문제는 일본이 한국보다 확진자 판정에 훨씬 소극적이어서 일본내 실제 확진자가 일본 정부 발표보다 10배나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의 경우 지난달 29일까지 한국에선 총 9만4000명에 대해 검사가 진행된 반면 일본은 7000명 정도에 그쳤다. 이와 관련 우리 외교부가 일본 전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로 유지하는 것을 재고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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