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한 번 들었는데..신천지 신도 명단에?
[뉴스데스크] ◀ 앵커 ▶
강원도 원주에서는 신천지의 신자도 모르는 노인들이 신천지 교인 명단에 올라가 경찰과 시청이 조사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어찌된 일인가 봤더니, 몇달 전 노인들이 선물을 준다고 해서 갔었던 한 봉사단체의 강연이 화근이었습니다.
이병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강원도 원주의 한 마을.
지난 주말 경찰이 찾아오면서 마을이 발칵 뒤집혔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신천지 교육생 명단에 올라가 있어 조사할 거라는 얘길 들은 겁니다.
[명의도용 피해 주민] "신천지 교회 가서 설교 한 번 들은 적도 없고...불교 믿는 사람들이 있지. 일반 기독교에 다니는 분이 있고 그렇지."
신천지 명단에 올라간 주민은 모두 7, 80대 노인들.
이들이 의심하는 건, 작년 말 동네 경로당에 봉사단체회원이라며 찾아왔던 삼사십대 여성들입니다.
이들은 먹을 걸 주며 환심을 산 다음, 며칠 뒤 다시 찾아와 좋은 강의를 들으러 가자며 권유했고, 노인 10여 명은 이들을 따라가 '자기 계발'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면 선물을 준다는 말에 신상정보를 적었는데, 이게 신천지 신도 명단에 올라간 겁니다.
[명의도용 피해 주민] "강의하는 내용은 별로 귀에도 안 들어오는데 뭐 한마디 하면 '와'하고 박수치고...가만 보니까 우리 데리고 간 사람들도 그러고 있는데..."
당시 강의는 5백여 명이 들었는데, 전도를 나온 신천지 교인들이 이들을 새로 포섭한 신자라며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현진/강원 종교생활연구소장] "데려간 사람한테 점수가 매겨져요, 다단계처럼. 그게 전도랑 출석이랑 헌금이랑 이런 게 쌓여가지고 포인트처럼 쌓여서 그 사람의 신앙 기준을 만드는 거예요."
인문학 강의를 가장해 포교활동을 이어가던 이들은 석 달이 되지 못해 시설을 철거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민원이 발생하자 건물주가 임대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건물 관리자] "이 일대가 마비가 생긴 거죠, 엘리베이터가 막 연기가 날 정도로 사람들이 꽉 차서 올라가니까...한 3일 정도 지나서 도저히 안 되겠다..."
아무것도 모른 채 명의를 도용당한 노인들은, 신천지가 제출한 신도명단에 포함됐다는 이유로 앞으로 2주 동안 전화나 문자 등의 능동감시를 받게 됐습니다.
MBC뉴스 이병선입니다.
(영상취재: 홍성훈(원주))
이병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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