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 도시락, 컵밥..' 부실식단 논란 대구 대학병원 "불가피한 측면있다"

박준 2020. 3. 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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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지은 따뜻한 밥과 국을 빨리 먹고 싶지만 환자를 돌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들을 돌보는데 여념이 없는 간호사들에게 제공된 저녁식사가 부실해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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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환자-확진자 뒤섞여 있어 감염 우려 구내식당 폐쇄
"환자 돌보는게 최우선..식단 개선 고민하고 있다"
시민이 응원 차 보내 준 음식 전부 의료진에 제공
간호사 "코로나 빨리 퇴치해 따뜻한 집밥, 맛있는 구내식 먹고파"
[서울=뉴시스]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갓 지은 따뜻한 밥과 국을 빨리 먹고 싶지만 환자를 돌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요."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들을 돌보는데 여념이 없는 간호사들에게 제공된 저녁식사가 부실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병원 간호사들에게 컵밥과 컵우동 등으로 저녁식사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지난 2일 인터넷에는 '대구 간호사 도시락, 컵밥과 흰 우유 하나, 후원금 다 어디로 흘렀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대구 모 병원 코로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 먹으라고 주는 도시락'이라며 컵우동과 컵밥, 우유 한개가 전부인 식단 사진이 함께 게시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짓이냐?", "병원에 후원되는 돈과 음식 등은 다 어디로 갔나?" 등 질타가 이어졌다.

논란을 빚은 이 병원에는 현재 총 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해 있다. 의사 및 간호사 등 의료진 772명을 포함해 1500여명이 근무 중이다.

하지만 병원 측은 불가피하게 간호사들에게 식사를 간편식으로 제공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9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구내식당이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우려를 대비해 직원 식당을 부득이하게 이용할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환자를 치료해야 할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의료 공백이 생겨 신속한 치료 등이 어렵기 때문이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환자가 없다면 당연히 구내식당에서 간호사들이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며 "하지만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감염 우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식사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26일부터 지역에 확진자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제공되는 식사를 부득이하게 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며 "고생하는 간호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부연했다.

병원은 간호사들에게 제공되는 식사가 부실함에 따라 3끼의 식사와 함께 오전 10시와 오후 3시 두 번에 걸쳐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고생하는 간호사들을 위해 시민들이 보내주는 떡이나 빵, 음료 등은 모두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간호사들과 응급실 의료진이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감염 예방을 위해 아침에는 김밥과 컵라면, 점심에는 고기 등이 들어 간 도시락, 저녁에는 컵밥과 우동, 음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응원 차 보내 주는 음식이나 음료도 전부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는 간호사들과 응급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에서도 간호사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이 부실한 것을 알려와 병원 측에서 구내식당을 다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의료진이 건강해야 환자를 돌볼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당장 시행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간호사들은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를 하루 빨리 치료하는 것이 먼저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 간호사는 "환자를 돌보느라 너무 바빠 잠도 잘 못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지만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며 "환자들이 퇴원을 빨리 해야 우리도 다시 잘 먹고 잘 잘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응급실 간호사는 "우리 모두가 고생하고 있다"며 "우리 의료진 모두 이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빨리 종식돼 맛있는 집밥과 구내식당 아주머니들이 정성스럽게 만든 반찬들을 먹을 수 있는 평소의 생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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