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文대통령 "마스크 전략물자로"..담당부처는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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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수급관리 실패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으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를 '전략물자'로 지정할 것을 언급했지만 정작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게 한 예다.
같은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마스크, 방호복 등을 전략물자로 관리해야 한다"고 하자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런 개념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조달청이 비축하는 제도도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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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수급관리 실패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으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를 '전략물자'로 지정할 것을 언급했지만 정작 소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인 게 한 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 겸 확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나중에 마스크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에도 정부가 일정 기간 남는 물량을 구입해서 전략물자로 비축하는 방안을 마련해 생산업체들이 안심하고 마스크 생산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해달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거들었다. 같은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 송언석 미래통합당 의원이 "마스크, 방호복 등을 전략물자로 관리해야 한다"고 하자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런 개념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조달청이 비축하는 제도도 생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략물자는 대외무역법에서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대외무역법은 전략물자를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 국가안보를 위해 수출허가 등 제한이 필요한 물품 등'으로 규정한다. 원칙적으로 전략물자를 수출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마스크를 전략물자로 지정한다면 상시 수출 통제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왜 이런 간극이 벌어졌을까. 용어 선택의 실수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전략물자'의 정확한 법적 개념을 확인하지 않고 용어를 사용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얘기다. 산업부 관계자도 "전략적으로 중요한 물자라는 의미로 전략물자 용어를 사용하신 게 아니겠느냐"며 "대외무역법이 아니라 관계되는 (다른) 법을 사용해 (마스크를) 비축하라는 취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의 전략물자 언급은 수출 통제보다는 비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마스크 제조업계가 향후 물량 수급을 예상하기 어려워 설비 확대를 증산을 주저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국가가 나서서 이를 비축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감염병 확산으로 수요가 늘어날 경우 비축해 둔 마스크를 공급할 수도 있다.
이런 취지를 고려하면 '전략물자'보다는 '비축물자'가 적합한 용어다.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은 비축물자를 '장단기의 원활한 물자수급과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가 단독으로 또는 민간과 협력해 비축하거나 공급하는 생활필수품, 원자재 및 시설자재'로 규정한다. 해외 의존도가 높거나 국민생활 안정에 매우 중요한 물자, 물가안정과 수급조절을 위해 긴급히 대처할 필요가 있을 경우 비축물자 지정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주요 원자재를 비축한다.
그래도 전략물자 용어를 두고 일어난 촌극에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가기엔 마스크 대란의 심각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위당국자는 물론 대통령까지 대책 발표에 급급해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전략물자 카드를 꺼내든 셈이 된다. 이미 정부는 여당 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대통령이 의도한 취지가 당초 '전략물자' 개념에 맞다면 더욱 심각해진다. 비상시국에 부처 간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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