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이 사진, 진짜야?"..제보 사진 확인해보니

박경호 2020. 3. 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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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뿐 아니라, 허위 거짓 정보도 불안을 부추기는데요. 특히 SNS와 온라인의 특성상, 사실과 다른 사진들이 검증속도보다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최근 KBS 팩트체크팀에 제보된 사진들을 중심으로 검증해봤습니다.

지하철 객실 안에서 온몸을 비닐로 감싼 채 한 사람이 졸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맞춰 '김해 경전철'의 한 장면이라고 퍼졌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은 한 해외 인터넷 언론에서 지난달 10일 상하이 지하철의 모습이라고 소개했던 겁니다. 실제, 현재 운행 중인 부산김해 경전철의 실제 좌석과 비교해 보니 색과 모양이 달랐습니다. 부산김해 경전철에서도 지난달 26일 "유포되고 있는 허위사실에 대해 바로 잡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공식 자료를 냈지만 그 후에도 계속 퍼지다, KBS 팩트체크팀에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현재 대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모든 역량이 집중돼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격려와 감사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사실과 다른 사진들도 떠돌았습니다. 먼저 아래 사진은 코로나19와의 사투에 지친 의료진의 모습이라고 소개됐던 사진입니다. 그러나 촬영된 이들은 대구가 아니라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 의료진으로 밝혀졌습니다.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를 계기로 허위 조작 정보가 퍼지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정부 방역 대책을 비난한 한 예비후보의 피켓의 내용을 조작한 사진입니다. 조금만 자세히 보면 정당명이나 지역구도 엉터리로 조작의 흔적이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일부 커뮤니티에 퍼져 나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책 회의 자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왼손으로 했다는 사진도 좌우를 바꿔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온라인과 SNS로 오가는 여론은 불만과 불안을 나타내는 '표현의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을 왜곡하고 재편집된 표현물의 의도적 확산 시도는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치료하려는 보건당국이나 국민의 노력을 해칠 수 있습니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를 보면,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허위 정보로 과도한 불안이 퍼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단체대화방 등을 통해 전해 들은 정보나 소식을 퍼 나르기 전에 사실관계나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반면, 실제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이 사진을 통해 공유되면서 논쟁이 확산하고 대응책으로 귀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구에서 고생하는 의료진에 대한 처우와 지원에 쏠리는 국민적 관심을 반영하듯 관련 소식이 급속히 퍼져나가게 된 사례가 대표적 옙니다. 대구 모 병원 코로나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에게 지급된 도시락이라는 이 한 장의 사진은 의료진 처우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사진은 실제 해당 병원에서 제공된 식사를 촬영한 겁니다.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병원 측은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직원 식당에서 대규모로 식사하는 대신, 모든 직원에게 배달 도시락과 컵밥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컵밥의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한 간편식으로 노조 측에 건의한 것"이라면서 "컵밥이 부실하다는 의견에 따라 기존 대로 직원 식당에서 식사하는 방식도 병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시민들이 제공한 지원품은 현장에서 시간이 없어서 먹지 못 하는 것이지, 없어서 못 먹는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를 제기했던 측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간호사에 대한 처우가 열악했다"고 반박했습니다.

현실의 상징적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한 장이라도 때때로 커다란 파급력을 갖습니다. 그 한 장의 사진 속에 수많은 배경 이야기와 함께 만만치 않은 맥락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사진이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건, 소비자들이 그 '배경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라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거짓이나 조작된 사진은 분노를, 진실을 담은 사진은 감동과 대안을 제시합니다. "진실이야말로 최선의 사진이며 최대의 프로파간다(propaganda:선전)다." 유명 종군기자이자, 사진작가인 로버트 카파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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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 기자 (4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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