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밤샘 텐트까지 등장..자정에 500명 넘긴 마스크 구매 대기행렬

양영석 2020. 3. 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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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시각, 불 꺼진 건물 옆 인도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다음 날 판매하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전날 밤부터 줄을 서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급기야 전날 영업이 끝나기 무섭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날 사흘 만에 입고되다 보니 평소보다 확보한 물량이 많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도 뒤늦게 줄서기에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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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세종점 영업 끝나자 줄 시작..3∼4시간 추위 버티며 번호표 기다려
번호표 받은 시민들도 "언제까지 이런 전쟁 해야 하나"
마스크 구매 전쟁…텐트까지 등장 [촬영 양영석 기자]

(세종=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야심한 시각, 불 꺼진 건물 옆 인도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다음 날 판매하는 마스크를 사려는 사람들이 전날 밤부터 줄을 서는 것이다.

4일 오후 10시 코스트코 세종점 주변 풍경이다.

영업이 끝나는 오후 10시 전부터 하나둘 모인 사람들이 어느덧 수십명, 10여분이 지나자 100명 가까이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마스크 구매 전쟁은 이렇게 밤부터 시작된다.

마스크 대란 초기에는 영업 시작(오전 10시) 직전에 줄이 만들어졌지만, 선착순으로 나눠주는 번호표를 먼저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시간이 점점 앞당겨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지자 급기야 전날 영업이 끝나기 무섭게 줄을 서는 사람들이 생겼다.

오후 11시가 되자 어느새 300여명이 모였다.

한 사람이 살 수 있는 마스크 양이 한정돼 있어서 부부, 가족 2∼3명이 함께 나오기도 했다.

늦게 도착한 사람들은 긴 줄을 보며 "어머 벌써 이렇게 많아? 몇 명째지? 돌아가야 하나?"라는 혼잣말을 되풀이했다.

눈발이 날렸던 바깥 기온은 영하 1도, 체감온도는 그보다 더 낮았다.

시민들은 두꺼운 겨울 점퍼를 입고 바지 위에는 담요까지 둘둘 말아 바람을 막았다.

귀마개와 핫팩은 기본이고, 추위를 피하며 밤을 보내기 위한 텐트까지 등장했다.

밤마다 마스크 구매 전쟁 코스트코 세종점 영업이 끝나는 밤 10시부터 시작되는 마스크 구매 행렬 [촬영 양영석]

마스크를 사려는 줄이 길어지자 코스트코 직원이 나와 시민들에게 줄 서는 방향을 알려주고 주차된 차량을 관리했다.

이 직원도 확보된 마스크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전국 매장 15곳에 분배하기 때문에 물건이 도착해야 양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직원은 "그래서 번호표도 미리 나눠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물건을 실은 차가 들어오는 자정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 사이 온라인 카페에선 "오늘 마스크 몇 개 들어오나요? 지금이라도 줄을 서야 하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날 사흘 만에 입고되다 보니 평소보다 확보한 물량이 많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도 뒤늦게 줄서기에 동참했다.

자정이 넘자 500명이 훌쩍 넘는 긴 줄이 생겼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친 사람들은 제자리걸음, 스트레칭을 하며 엄습하는 추위를 떨쳐냈다.

이날 마스크 30장들이 570여 상자가 입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0여m 달하는 긴 줄 어느 지점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일부는 선택받은 그룹에 포함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보다 앞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세어봤다.

마스크 구매 전쟁 영업시간 종료 후 마스크 기다림 시작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마스크 구매 번호표 배부가 끝났다.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은 영업시간에 매장을 방문하면 마스크 한 상자씩을 살 수 있다.

번호표를 받지 못한 수십명은 "좀 더 일찍 올 걸 그랬다. 지난번에도 2시간 허탕 치고 갔다"고 자책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도 마냥 즐겁지는 않다. "이렇게 줄을 서는 것도 한두 번이지 언제까지 밤마다 이런 전쟁을 해야 하냐"며 걱정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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