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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거래 제도화" 특금법 통과..향후 쟁점은

김세진 입력 2020.03.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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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계좌 발급과정∙사업자범위∙트래블룰"
법조계∙업계 "시행령 신중해야"
암호화폐 거래 제도화의 첫 단계로 평가받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개정안이 5일 20대 임시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금법은 지난 11월 정무위원회(정무위) 통과 이후 국회 쟁점법안 갈등으로 법제사법위원회 심사가 미뤄지다가 20대 국회 막바지에 더불어민주당 제윤경·전재수·김병욱 의원과 미래통합당(옛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각 대표발의한 특금법 개정안을 통합한 정무위원장 대안으로 최종 통과했다.

특금법 정무위 안은 가상자산 사업자 수리요건에 포함된 실명계좌에 대해 구체적인 발급조건과 가상자산 사업자의 범위를 시행령으로 위임해 정하기로 했다. 시행령을 만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가상자산 사업자와 금융회사에 의무를 부과하는 개정안인만큼 시행령에 업계, 민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시행령에 대해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법조계 등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명계좌 발급 구체적 조건은 시행령에 명시...”당국-업체간 소통할 수 있어야”

특금법 시행령에서 핵심 쟁점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시 필요한 실명계좌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특금법에 은행이 발급해주지 않는 실명계좌를 아무런 조치 없이 수리요건에 넣을 경우 4사를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 사업자는 신고수리를 받지 못해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었다. 현재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사업자는 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 4개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들을 제외한 거래소들은 은행에서 실명계좌 신규발급을 중단해 집금계좌(벌집계좌)로 원화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이번 특금법 수정안에서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조건을 시행령에 명시하기로 하자 업계에서는 발급규정이 명확하게 드러나고, 신고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규정을 준수한 경우 실명계좌 발급과 신고수리가 가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규제준수 의지를 보이는 암호화폐 거래소 사이에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발급조건과 함께 요건만 충족하면 가상자산 사업자로 수리해달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명계좌가 없는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 A씨는 "기존 실명계좌 발급 업체들에게만 실명계좌 발급이 가능하다는 요건이 없었으면 한다"면서 "기존 해킹이나 회원 자산 분리에 있어서 불분명하거나 문제가 있었던 업체에게 발급이 어렵도록 하는 요건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은행과 수리여부를 결정하는 금융당국에 대해 업계와 적극적인 소통을 해달라는 의견도 나온다. 실명계좌를 보유하지 않았지만 수리 의지가 높은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의 한 관계자는 “실명계좌 발급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고가 불수리 됐을 때 사업자가 요건을 구비해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불수리 사유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동등한 지위에서 은행 또는 당국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자금세탁방지(AML) 의무와 관련해서는 적정한 수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다. 조정환 오케이코인코리아 대표는 “거래소 AML은 전자금융사업자나 전자지급결제대행(PG) 수준으로 규정하는게 맞는 것 같다”면서 “시행령 정립 과정에서 업계와 당국간 협의체를 구성해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지갑업체도 규제 대상...”사업자 범위 조정해야”

특금법 신고제의 적용대상에 대해서는 법조계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정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 안에 따르면 ‘가상자산을 매도, 매수,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 이전, 보관, 관리하거나 이를 중개∙알선∙대행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는 특금법 적용대상이다. 실명계좌가 필요 없는 사업자가 신고 수리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인적∙물적으로 상당한 비용이 드는 실명계좌를 발급받고 ISMS 인증을 취득하는 것은 비합리적으로, 가상자산과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권단 법무법인한별 변호사는 “FIU가 실명계좌 발행대상 예외사업자를 지정한다고 되어 있는데 만약 예외 사업자 지정을 효력 발생 전에 하지 않거나 불합리하게 지정하면 실명계좌가 필요 없는 프로젝트도 신고요건 불충족으로 불법사업자가 된다”면서 “실명계좌가 필요한 프로젝트만 FIU가 지정하고(네거티브 방식) 나머지는 실명계좌가 없어도 신고수리를 요구하는 쪽으로 법률의 추후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특금법 수정안에서는 가상자산 취급업소에서 가상자산 사업자로 단순히 용어만 변경됐을 뿐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모든 업소라는 정의는 수정되지 않았다. 현재 안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해 암호화폐를 취급하는 프로젝트, 지갑업체 등도 적용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나래 블록크래프터스 변호사는 “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행위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등으로 법령 적용범위를 넓게 정하고 있어 지갑(월렛) 업체, 커스터디(수탁) 업체도 특금법 적용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디파이 서비스의 경우도 시행령을 어떻게 정하는지,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적용될 여지도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특금법은 실명계좌와 ISMS 조항이 포함됐다는 점에서 FATF가 제시한 권고안보다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더해 트래블룰도 의무대상과 제공정보, 기준, 절차 등에서 시행령에 어떻게 포함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FIU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제정한 권고안에 명시된 암호화폐 사업자가 암호화폐 송수신자의 신원을 모두 확인해야하는 트래블룰(Travel Rule)을 특금법 시행령에 반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업비트에서 600억원어치 이더리움이 출금된 사건이 시행령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석우 대표가 국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업계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 “시행령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점에 사건이 터져서 혹 고강도 규제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세진 D.STREET(디스트리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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