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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업 차질에 등록금 깎아달라는 학생들..대학들은 '난감'

문광민,박윤균 입력 2020.03.05. 17:51 수정 2020.03.0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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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똥 튄 대학가
강의일수 16주서 15주로 줄고
온라인 수업은 교육질 떨어져
학점당 이수시간 확보된다면..
교육부·대학 "인하할 이유없다"
연대 등 기숙사 입소 지연 환불
서강대생은 공정위에 환불 신고
대학가에 등록금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학 강의 일수가 줄고 온라인 강의를 접목하는 대학이 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등록금 감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9년 이후 줄곧 등록금 동결을 이어간 대학으로서는 12년 만에 '등록금 인하 요구'에 직면한 셈이다. 학생들이 기숙사 입사 지연에 따른 차액 환불을 요구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4일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코로나19 악화로 인한 이화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3808명 중 86.5%(3296명)는 '등록금 감면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학기가 16주에서 15주로 줄고 온라인 강의가 접목되는데, 실습을 위해 높게 책정된 등록금을 똑같이 납부하는 건 옳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앞서 지난 2일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전국 대학생 1만26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응답자 중 83.8%가 코로나19에 따른 개강 연기와 원격수업 대체기간 중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매우 필요하다'고 답한 대학생은 7547명(59.8%),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은 3023명(24%)으로 조사됐다.

각 대학 커뮤니티 등에서는 개강이 미뤄지고 온라인 강의 대체 논의가 진행될 무렵부터 등록금 감면이 필요하다는 학생들 의견이 올라왔다. 등록금 인하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해 대학생 다수에게 지지를 얻고 있다. 지난 2일 시작된 '대학교 개강 연기에 따른 등록금 인하 건의' 국민청원은 5일 오후 3시 기준으로 5만6000명 이상에게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단시간 내에 생산되는 온라인 강의는 오프라인 강의 수준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고 대부분 대학이 학기를 14~15주로 단축했다"며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로 보상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당국은 각 대학이 학점당 최소 이수 시간만 확보한다면 등록금을 부분 인하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학점당 이수 시간을 매 학기 최소 15시간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학기에 한해서는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강의를 하더라도 학점당 이수 시간만 확보된다면 등록금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하고 원격 강의 등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도록 하면서 학점당 최소 이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대학들이 개강을 연기한 게 현행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에 명시된 등록금 감액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등록금 규칙은 이전 학기 또는 이전 월(月) 전체를 휴업하는 경우에 한해 해당 등록금을 면제하도록 규정한다"며 "개강을 연기한 현 상황을 휴업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학 측도 등록금 인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서울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입장에서도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었고, 원칙적으로 학점당 이수 시간을 지키면 등록금 반환 사유가 되지 않는다"면서 "등록금 인하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기숙사 입소일이 미뤄지면서 기숙사 이용을 신청한 대학생들이 입소 지연에 따른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용하지 않은 기간까지 기숙사 비용을 낼 수 없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연세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은 기숙사비 일부 환불에 나섰다. 연세대는 신촌캠퍼스 생활관에 학생이 입소하는 날짜 기준으로 기숙사비를 일주일~3주일치 환불해줄 방침이다. 이화여대도 기숙사 거주 기간 단축에 따라 다음달 중 학생별로 차액에 대한 환불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강대는 개강일 변경에 따른 입소 연기 14일분에 대해서는 환불 방침을 세웠지만, 온라인 수업 시행에 따른 지연 입소를 허용한 점에 대해서는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밝혀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서강대 국제학사에 거주하던 일부 학생은 공정위에 불공정거래 행위 신고서를 지난 3일 제출했다.

공정위에 신고서를 제출한 학생은 신고서에 "온라인 수업 기간에 입소를 늦추기로 선택한 학생이 기숙사에 살지 않는데도 환불을 일괄적으로 불허하고 있어 공정거래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며 "지연 입소 신청자에게 기숙사를 이용하지 않은 일수만큼 환불하는 게 타당하다"고 적었다.

그러나 서강대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늦게 입소하는 것은 학생들 선택이라 환불하지 않는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광민 기자 /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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