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힘 합쳐라" 주문했지만 야권 셈법 더 복잡해져
[앵커]
불쑥 나온 옥중 편지 한 통이 여러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친필 편지를 보내며 40여 일 앞둔 총선의 한복판에 섰습니다. 하지만 보수 진영에도 그리고 스스로에게도 결코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수 진영을 향해 '힘을 합치라'고 했지만 오히려 야권은 계산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선거권이 없는 수감자가 선거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먼저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황교안/미래통합당 대표 : 반가운 선물이었습니다. 미처 이루지 못한 통합의 남은 과제들을 끝까지 확실하게 챙겨나가겠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틀 연속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통합의 중심을 '기존의 거대 야당', 즉 통합당으로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당내에는 이견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수도권 예비후보들은 박 전 대통령의 등장을 악재로 보고 있습니다.
'태극기 세력'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올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김영환/미래통합당 최고위원 (경기 고양병 예비후보) : 그것(통합)만으로 선거를 이길 수 없습니다. 중도에서 합리적 진보까지 이르는 우리의 지지를 확장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의 또 다른 예비후보도 "문재인 정부 책임론에 공감하던 합리적인 중도와 무당층을 다시 등 돌리게 할 수 있다"며 "나오지 말았어야 할 편지"라고 비판했습니다.
새보수당과의 합당 취지에도 반한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준석/미래통합당 최고위원 (서울 노원병 예비후보) : 많은 국민들은 탄핵의 강을 넘었다고 하는 말 자체가 허언이 아니었나 의심하는 지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
친필 편지 공개 후 친박 세력이 지분을 요구하며 공천 중지를 요구하는 것도 통합당으로선 고민거리입니다.
일단 통합당은 '그럴 일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당내 반발에도 '진짜 친박', 이른바 '진박' 공천을 청와대가 주도했던 2016년 총선 때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등장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선 판세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당 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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