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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병원 가면 굳이 신천지 밝히진 마라"..신천지 텔레그램 공유

오문영 기자 입력 2020. 03. 06. 10:08 수정 2020. 03. 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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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방이 묘연했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입장을 발표했다.이만희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 두 차례 무릎을 꿇고 큰절을 하며 사과했다./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경우 신천지인이라고 굳이 밝힐 필요가 없다는 공지가 돌고 있다. 여기엔 코로나 이외의 상황은 교회 측에 먼저 알려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신천지 본부는 이같은 공지를 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6일 머니투데이 더엘(thel)팀이 취재한 신천지 전 간부의 증언 등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최근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실때 혹시 신분이 노출될까봐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병원에서 굳이 묻지 않는데 신천지인 이라는 것을 의무적으로 미리 말할 필요는 없다"는 내용의 공지가 '텔레그램'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공지에는 "병원진료 시 신천지인이 '고 위험군'으로 분류돼 진료가 거부되는 일이 있어서 항의했다"며 "'고 위험군' 내용은 이미 삭제 조치됐다. 편하게 진료받아도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코로나19 외의 사항은 '신천지 교회에 먼저 알려달라'는 내용도 담겼다. 공지에는 "코로나 이외에는 1339(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전화하지 마시고 교회에 먼저 알려주시면 피드백을 하겠다"며 ."각구역장을 통해 부서장에게 보고해 피드백을 받으면 된다"고 지시가 포함돼 있다.

끝으로 해당 공지는 "코로나 증상이 있다면 신천지인은 무료 진료가 가능하므로 바로 보건소에 전화해 안내를 받으면 된다"고 신도들에게 전하고 있다.

텔레그램은 서버가 외국에 있어 추적이 어려운 메신저로 유명하다. 신천지인들이 텔레그램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신도들은 카카오톡으로 전환하기도 했으나, 텔레그램이 보안이 철저해 여전히 주요 연락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천지 전 간부들은 신천지 본부의 지시 없이 이같은 공지가 공유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신천지 간부 출신의 A씨는 "예컨대 지파 쪽에서는 위에서 내려오지 않은 공지를 절대로 내지 않는다"며 "보통 총회에서 지시를 내리면 지파장이나 지파 총무를 통해 일사분란하게 지시가 내려가는 방식"이라 했다.

반면 신천지 측은 "총회에서는 모든 공지를 공문으로 하달하고 있다"며 "이런 공지는 내려간 적 없다"고 밝혔다. 공문 형식의 문서가 아니라면 총회가 내보낸 공지가 아니라는 의미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 요청과 신천지 강제 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천지는 코로나19 국내 확산의 동인으로 지목돼 왔다. 지난달 18일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중 31번 확진자가 나온 것을 시작으로 지역감염은 급속도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신천지 확진자 비율은 전체 확진자의 절반을 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국적으로 약 65.6%는 집단발생과 연관이 된 사례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일 0시 기준으로 지역별 집단발생률을 보면 대구 확진자 4006명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 확진자가 2583명(64.5%)으로 집계됐다. 대구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경북은 총 774명 중 신천지 관련자가 315명(40.6%)이었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신천지를 향한 고발도 수 차례 이뤄졌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이창수),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승대) 등에서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1일 서울시가 이만희 총회장 등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죄와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형사2부는 서울중앙지검의 보건의료 범죄 전담부서이자, 코로나TF 사건대응팀을 맡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6부는 지난달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가 이 총회장을 감염병예방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지난달 28일 신천지 전직 간부 A씨와 전피연 관계자 2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지난 2일에는 신천지 간부 출신의 목사 B씨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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