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망자, 절반 이 '지병' 앓았다

지영호 기자 입력 2020. 3. 6. 16:20 수정 2020. 3. 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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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 중 절반이 고혈압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코로나19 사망자 중 고혈압 환자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어서 고혈압 환자라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머니투데이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발표를 토대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42명의 기저질환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의 51.4%가 고혈압을 기저질환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정신질환으로 입원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한 청도대남병원 사례 7명을 제외한 결과다.

[부산=뉴시스] 코호트 격리된 부산 연제구 아시아드요양병원에서 26일 오후 일부 고령 환자들이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사회복지사와 요양보호사 등 2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지만, 아직 입원 환자나 의료진 중에서는 확진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부산일보 제공). 2020.02.26. photo@newsis.com
사망자 51.4%가 고혈압…당뇨도 40%
고혈압 증세가 있던 사망자는 모두 18명이다. 첫 고혈압 기저질환 사망자는 지난달 31일 자택에서 숨진 경북 경주에 사는 40대 남성이다. 국내 3번째 사망자다.

이 환자는 사망 전날까지 야근을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지 않았다. 주변 동료들은 기침만 조금 했을 뿐 특이 증상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때문에 보건당국의 관리대상에도 속하지 않았다. 이처럼 급성으로 상태가 악화돼 사망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는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그밖에도 29번, 32번, 34번, 35번, 36번, 42번 등 고혈압을 기저질환으로 갖고 있던 환자가 사망한 사례가 줄을 이었다.

당뇨 증상이 있는 환자의 사망 사례도 적지 않다. 14명(40%)이 당뇨 질환을 앓고 있었다. 다만 당뇨만 기저질환으로 가진 환자는 대구파티마병원에서 5일 사망한 37번 사망자를 제외하면 드물다. 대부분 당뇨 외에도 복합적인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를 함께 기저질환으로 보유했던 사망자는 모두 12명으로 사망자의 34.3%를 차지했다.

지난달 24일 대구에서 사망한 9번째 사망자의 기저질환도 고혈압과 당뇨였다. 신천지 대구교회 확진자와 접촉한 68세 여성으로 입원 당시부터 산소포화도가 낮아 기계호흡을 하다 급성 호흡 부전으로 사망했다.

9번 사망자 외에도 고혈압과 당뇨 증상이 함께 있었던 사망자는 많다. 14번 사망자인 69세 대구 여성, 20번 사망자인 85세 대구 여성 등이 여기에 속한다. 고혈압과 당뇨를 앓으면서 다른 기저질환까지 가지고 있었던 사망자도 있다. 18번 사망자인 82세 대구 남성은 뇌경색, 23번 사망자인 80세 대구 남성은 암, 24번 사망자인 71세 대구 남성은 치매, 28번 사망자인 78세 대구 여성은 뇌졸중을 추가로 앓고 있었다.

이 외에도 치매 6명(17.1%), 암 4명(11.4%), 만성신질환(콩팥) 3명(8.6%) 등의 기저질환이 있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폐렴이나 폐질환을 앓고 있다 사망한 환자는 2명(5.7%)에 그쳤다.

요양병원 내부전경 / 사진제공=외부사진
중국 사망자 중 고혈압 8.4%…韓 고령사회 반증
국내 코로나19 사망자의 기저질환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중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확진자 5만59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인다. 보고서에는 심혈관질환(13.2%), 당뇨(9.2%), 고혈압(8.4%), 만성폐질(8.0%), 암(7.6%) 순으로 위험하다고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국내 사망자 중 고혈압이나 당뇨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식습관의 변화와 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의 특성이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세로 일본, 스페인에 이어 OECD 3위에 랭크돼 있다. 반면 중국은 76.5세다.

코로나19 사망자 중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의 비율이 높은 것과 관련해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수명이 늘고 식습관이 변하면서 대사증후군이 늘어난 결과로 우리사회가 선진, 고령사회라는 반증이기도 하다"며 "결국 코로나19가 노년층에 더 위험하다는 것이고 전체 사망률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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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tell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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