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드라이브스루' 검체 채취, 안전성에 문제?

조준형 입력 2020. 3. 6. 16:29 수정 2020. 3. 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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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문가 방송서 "전신보호복 매번 갈아입지 않아 감염 가능성" 주장
국내전문가 "보호복 매번 교체는 현실상 어려워..장갑교체·소독으로 대응가능"
드라이브스루 방식 검체 채취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k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서 한국의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 검진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방식은 검사 대상자가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 창문을 통해 문진·발열체크·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현재 전국 50곳 가까이에서 운영되고 있다.

접수에서부터 체온 측정, 코와 입 검체 채취, 소독·교육 등 과정을 10분에 할 수 있어서 시간당 6건씩, 10시간 운영하면 하루 60건 채취가 가능해 일반 선별 진료소의 3배에 달하는 검진 역량(건수 기준)을 담보한다.

그런데 일본의 한 전문가가 이 시스템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세계보건기구(WHO) 근무 경력이 있는 의사 무라나카 리코(村中璃子) 씨는 최근 일본 민영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국서 채택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대해 "보호구를 매번 (검체 채취때마다) 교체하지 않음으로써 감염이 확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검체 채취 시 피(被)검사자 중 누군가가 코로나19 감염자일지 모르는 만큼 매건 검체 채취때마다 보호구를 갈아입어야 한다면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대해 "앞에 검사받은 사람이 감염자일지 모르기 때문에 (나 같으면) 가급적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검사받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부산 북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운영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일 오후 부산 북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handbrother@yna.co.kr

실제로 국내 드라이브 스루 현장에서는 전신을 가리는 레벨D 보호복을 매번 검체 채취때마다 갈아 입지는 않는다. 대신 매번 채취후 장갑을 소독하거나 장갑을 자주 새것으로 교체해가며 일을 해왔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 자체가 야외에서 검체 채취를 함으로써 채취 장소의 오염을 통한 감염 확산 가능성을 줄이는 동시에 신속하게 많은 사람을 검진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검체를 채취할 때마다 레벨D 전신 보호복을 교체하진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매번 검체 채취때마다 전신 보호복을 갈아입지 않아도 검사자나 피검사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을까?

연합뉴스가 인터뷰한 이 분야의 국내 전문가 3명은 전신 보호복을 매회 갈아입는 것이 감염 방지 측면에서 이상적이라는 점에는 동의했다.

다만 빠른 검사를 통해 조기에 감염자를 찾아내는 한국 방역 당국의 대응 기조를 고려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한 터에 한 번의 검체 채취때마다 전신 보호복을 하나씩 사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우선 전신 보호복 착용 및 탈의에 시간이 많이 들어 신속한 진단을 하자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장점이 크게 희석되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했다. 또 당국이 검체 채취 인력은 D레벨 전신 보호복 대신 긴 팔 비닐가운을 착용토록 권장할 만큼 전신 보호복 수급문제가 여의치 않은 점도 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이들 전문가들은 전신 보호복을 매번 교체하지 않더라도 장갑 교체와 소독 등으로 감염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연숙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일 "병원 안에서는 의사 1명이 여러 명의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환자를 접촉할 때마다 가운과 글러브를 교체하도록 한다"며 "특히 병원 안 실내 검체 채취실의 경우 폐쇄 공간이므로 내부 환경이 수시로 오염될 수 있어 한명의 검체를 채취한 뒤 내부 소독 후 다른 사람의 검체를 채취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문진부터 검체까지 차에서'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지난 3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앞에 설치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 각 단개별 안내표시가 붙어 있다. superdoo82@yna.co.kr

이어 김 교수는 "이렇게 하다 보면 한 명을 보는데 빨라도 30∼40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고안된 것"이라며 "환자가 차에 앉아서 창문을 열면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는데, 의료진과 환자가 접촉하지 않고 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므로, 굳이 매번 가운과 글러브를 교체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하면 "의료진 또한 매번 옷을 갈아 입는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면서 "단, 검사 중에 검사자와 피검사자간 접촉이 많이 발생했다면 그때는 보호장구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진용 인천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처음 신종 감염병이 나오면 초기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검체 하나 채취때마다 전신 보호구를 갈아입는 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힘들 뿐더러 그렇게 할 만큼 장비도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김 과장은 "장갑을 이중으로 착용한 채 상시 교체 및 소독을 하는 것으로 감염 방지는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다만 보호복 오염이 있으면 보호복을 그 자리에서 바로 교체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전신보호복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6일 오후 부산 북구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서 북구보건소 의사 문성환(76) 씨가 보호장비를 고쳐 쓰고 있다.

홍기호 서울의료원 진단검사의학과 과장은 "가능하다면 전신 보호복을 여러 번 갈아입는 것이 나쁘지 않으나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차창을 통해 약간의 공간만 열어둔 채 검체를 채취하므로 오염 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신 보호복을 매번 바꿔입지 않는데 따른 우려가 커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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