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타다 금지법'국회 통과..남겨진 카드는 '대통령 거부권'

김하늬 기자 입력 2020.03.07. 07:01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국회와 국토교통부가 택시업계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이라도 대통령이 이의가 있어 거부권을 행사하면, 법률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8년 전인 2012년, 국회가 통과시킨 '택시법'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있다.

대선이 끝나고 선거 부담에서 자유로워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회가 통과시킨 법에거부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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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재웅(오른쪽) 쏘카 대표와 타다 운영사 VCNC 박재욱 대표가 일명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법사위 심의를 앞두고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개정안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국회와 국토교통부가 택시업계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6일 일명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이 자정을 6분 남기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현행 타다 베이직 서비스는 불법이 됐다. 타다는 7일부터 '타다베이직' 서비스의 80% 감축에 들어간다. 사업모델을 만든 박재욱 VCNC대표가 "국토부의 뜻대로 우리는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아간다"고 한 수순이다.

타다에 남겨진 마지막 '동앗줄'은 대통령 거부권이다.

타다 서비스를 만든 박재욱 VCNC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께 공식 서신 보내며 "혁신과 미래의 시간을 위해 대통령의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글에서 박 대표는 “국토교통부와 국회의 결정은 대통령님의 말씀과 의지를 배반하는 것”이라며 “대통령님이 도와달라”며 호소했다. 현재 국회 계류중인 개정안은 국토부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주도해 만들었다.

본회의가 채 열리기 전이지만 박 대표는 이미 국회의 기류가 기울어졌음을 의식한 듯 했다. 그는 "젊은 기업가가 무릎을 꿇고 말씀드린다"며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는 취임사를 기억한다"며 "그 말씀을 진실한 역사의 문장으로 마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타다의 드라이버가 실직하지 않도록, 100여 명의 젊은 혁신가들이 직장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대통령님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자를 지목하고 있다. 2020.01.14. dahora83@newsis.com

그러면서 올해 1월 14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 발언을 언급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여객자동차법 위반 혐의로 기소 상태이던 타다에 관한 질문을 받자 “‘타다’처럼 신구 산업 간의 사회적 갈등이 생기는 문제를 논의하는 사회적 타협기구들이 건별로 만들어질 필요가 있다, 택시 하는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같은 새로운, 보다 혁신적인 영업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표의 '마지막' 호소는 이제 청와대뿐이라는 절박함 속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야당도 '타다금지법'을 당론 찬성으로 결정한 직후여서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안이라도 대통령이 이의가 있어 거부권을 행사하면, 법률안을 국회로 돌려보내 재의를 요구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8년 전인 2012년, 국회가 통과시킨 '택시법'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있다.

당시 택시는 버스처럼 대중교통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전국적인 집회가 열렸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이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타다 OUT! 상생과 혁신을 위한 택시대동제'를 연 가운데 개인택시들이 국회 앞에 일렬로 주차돼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그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지원을 위한 입법'을 약속했다. 그들의 요구대로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지정하면 유가보조금 지원, 부가가치세·취득세 감면, 영업손실 보전, 통행료 인하 및 소득공제 등 각종 명목으로 재정지원 받게 된다. 당시 추산 2조원에 달했다.

정치권은 즉각 반응했다. 2012년은 총선과 대선이라는 굵직한 정치 이벤트가 있던 시기였다. 갓 출범한 19대 국회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중교통법)을 발의했다. 법안이 빠르게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에 상정되자 버스업계가 '운행 중단' 시위까지 하며 결사항전했지만 결국 가결됐다.

2013년 초 반전이 일어난다. 대선이 끝나고 선거 부담에서 자유로워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회가 통과시킨 법에거부권을 행사했다. '택시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2020년 국회의 '선택'은 끝났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게 혁신이 '공약'이라면 택시는 '표'다. 정치권은 택시 업계의 눈치를 봤다. 전국 35만 택시운전자와 가족, 택시 승객을 통해 퍼지는 택시여론까지 고려하면 '정치계산기'는 어림잡아 100만표라는 결과를 도출해서다.

선거를 앞둔 국회가 택시업계 눈치를 보지 않은 적은 없다. 조직적인 표 앞에 '숙의민주주의'는 없었다.

마지막 '공'은 이제 문재인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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